Fragments of Memories


음악은 유용한 것이 아닙니다. 음악은 그냥 존재하는 거예요.
by 달크로즈
잡담/단상 - 해당되는 글 56건
2007/09/24   다큐멘터리적 진실과 윤리적인 방법을 따로 떼어 놓을 수 있을까? 
2007/08/30   닿지 않아도, (5)
2007/05/26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에 (4)
2007/05/24   그 오후 네시 (2)
2007/04/05   한미FTA(KORUS FTA)와 인터넷 자유문화 (3)
2007/03/18   배려 (6)
2007/03/05   시사저널과 리베라시옹 
2007/03/01   3주년 (6)
2007/01/26   Lamento (7)
2007/01/13   짝퉁 시사저널 899호 
2006/10/20   뮤지컬 '돈 주앙' 시사회에서 일어난 일 
2005/12/11   뒤늦게 동참합니다 
2005/11/30   진실만이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 (2)
2005/09/29   학교가는 길, 버스안에서. (10)
2005/09/05   Quote of the Day 
2005/09/01   여름의 끝 (14)
2005/08/15   광복절은 현충일이 아니다 (18)
2005/08/12   하늘에서 본 우리 동네, rTouch 블루맵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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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30   우산을 잃어버리다 (3)
2005/05/29   이번 학기 특강 정리 (3)
2005/04/23   반디 앤 루니스 종로타워점 개점과 서점 이야기 (13)
2005/03/04   꿈만 같은(?) Gmail의 한글 서비스 경험담 (...) (7)
2005/03/01   1st anniversary!! (20)
2005/02/20   Windows XP SP2 설치후 익스에서 문자가 깨지는 문제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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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2   1분 에세이 (4)
잡담/단상  2007/09/24 16:45

다큐멘터리적 진실과 윤리적인 방법을 따로 떼어 놓을 수 있을까?



 이 글의 원문은 EIDF 공식사이트의 '나도 EIDF 평론가' 게시판에 실었던 다큐멘터리 감상평입니다. 다큐멘터리를 막 다 보았을 때에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았는데, 방송된 당일날 컴퓨터를 켜고 접속해 본 작품 페이지에서 의외로 마이클 무어를 옹호하면서 작품에 혹평을 하는 20자평들이 많이 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일이 지난 지금은 그 비율이 많이 낮아졌습니다.) 곰곰히 생각하다가 반박을 하는 형태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20자평에 올리기에는 내용이 너무 길어져서 EIDF 평론가 게시판으로 옮겨적었습니다. 급하게 쓴 글이었는데, 운좋게도 심사를 통해 선물을 주는 이벤트에 당첨되었더군요.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21일 금요일, EIDF 사무국에서 보내온 선물이 도착했기에 기념삼아서 글을 다듬은 후 블로그에도 올려봅니다.

 글을 쓴 계기가 좀 불순해서인지, 다 쓰고 난 후 글을 보니 좀 딱딱하게 되었다 싶지 않나 싶기도 한데, 견고한 글투는 잘쓰면 참 매력적인데 적어도 지금의 저에게는 그리 어울리지 않는 글투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것보다도 잘 쓰지를 못하니깐.


 
다큐멘터리적 진실과 윤리적인 방법(Ethical Method)를 따로 떼어 놓을 수 있을까?
- 마이클 무어 뒤집어 보기



 주말에 TV 앞에 앉아있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평소 TV를 즐겨보는 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이번주 토요일 밤은 TV앞에 앉아서 TV와 함께 보냈다.

 가족들과 과일을 먹기 위해 거실에 앉은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프로그램은 KBS의 '미디어 포커스'였다. '미디어 포커스'는 KBS의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으로, KBS를 비롯한 다른 신문,방송 매체의 보도 태도나 사실 왜곡, 저널리즘 속 윤리적인 문제를 주로 지적하고 비평하는 프로그램이다. 보통 서너꼭지로 나눠 진행하는 프로그램이지만 마침 어젯밤은 200회 특집 방송을 내보내고 있었다. 특집용 구성이었기에 그날의 주제는 단 하나. '미디어 비평, 저널리즘을 지킨다'였다. 이 날의 특집 프로그램의 내용은, 호주 공영방송 ABC를 대표하는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Media Watch를 중점적으로 취재하여 미디어 비평의 가치를 부각하고, Media Watch와 미디어 포커스와 비교하며 200회 동안 쌓인 프로그램의 노고와 성과를 점잖게 자축하는 내용이었다.

 미디어 포커스를 다 보고 난 뒤, 채널을 EBS로 돌려 EIDF가 시작할 때부터 점찍어놓았던 '마이클 무어 뒤집어 보기'를 보았다. 작품의 전체적인 만듦새가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너무나도 잘 알려진 다큐멘터리계 스타의 전혀 다른 면모와, 그동안 전혀 알지 못했던 그의 작품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었던 흥미로운 기회였다.

 다큐멘터리의 내용은 대략 이러하다. 데비 멜릭과 릭 케인은 호주의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마이클 무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호의적인 출발과는 달리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조사를 하면 할 수록 주변에 엇갈리는 평가에 직면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이클 무어는 그들의 인터뷰 요청을 갖은 핑계를 대며 피하게 되고, 두 감독은 마이클 무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그 행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이클 무어가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가는 곳마다 말썽을 일으켰던 전례가 있고, 그의 다큐멘터리들에 조작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개인적으로 마이클 무어의 특이한 성격을 다룬 부분보다는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그의 작품들 중에서 조작적인 요소가 많다는 점이 더 놀라웠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마이클 무어가 '사실'을 가지고 '조작'을 하는 방식은, 앞서 보았던 '미디어 포커스'가 주로 다루는 주제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 보고 난 뒤에 이 다큐멘터리가 논쟁거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오늘 EIDF 작품 페이지에 올라온 20자 평을 보니 이 작품에 대해 반감섞인 의견이 많아서 조금 놀랐다. 마이클 무어의 사실 조작과 왜곡을 지적하는 이 다큐도 역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것이나, 다큐의 내용은 인신공격이나 비난과 마찬가지라며 마이클 무어를 옹호하는 글들이었다. (그리고 20자 평에 내가 본 다큐멘터리와 다른 의견들에 대한 생각을 적다가, 이야기가 길어지는 것 같아서 다 지우고 이곳에 글을 쓰게 되었다.)

 <마이클 무어 뒤집어 보기>가 보여주는 방식이 무어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감독의 의도한 바인 듯 하다. 감성적인 편집과 나래이션 뿐만 아니라 무어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무어를 인터뷰하기 위하여 고분분투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로저와 나>를 연상시킨다. 또한 마침내 '짧은' 인터뷰를 성사시키고 헤어지기 전에 마이클 무어와의 포옹을 전하는 감독의 시선과 목소리에서는 (그 인터뷰이-마이클 무어-의 특기라고 할 수 있는) 비꼼까지 담겨있다.

 하지만 그 모든 보여주기 방식이 무어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마이클 무어가 그의 작품 속에서 항상 넘고 있는 선을, 데비 멜릭과 릭 케인은 넘어서지 않는다. 이 다큐멘터리 상에서 의도를 담고 '편집'되어 보여지는 인터뷰들과 화면들은 관객들을 겨냥한 노골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기 보다는, 주욱 나열한 다음 생각할 만한 거리를 던져주는 식이다. 다큐멘터리 속의 많은 인터뷰들은 무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고 감독 역시 그쪽에 더 무게를 두고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그를 좋아하며 지지한다는 목소리도 담겨져있다. (그리고 감독은 그들을 비꼬지 않았다.) 결국 마이클 무어의 품성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보는 사람의 몫으로 남게 된다.

 이 다큐멘터리가 지나치게 왜곡되어있다는 것에 동의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가 있는데, 그것은 이 작품이 다루는 내용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윤리적인 문제'에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정치적인 입장에서 마이클 무어를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인 입장에서 마이클 무어를 비판한다. 그 문제를 다루기 위해, 이 작품의 두 감독은 앞서 말했듯 무어의 방식을 연상시키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방법을 택하기는 했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은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허용되는 방식이다. '어떤 선'을 넘지만 않는다면.

 무어의 다큐멘터리가 담고 있는 '정치적인' 주장에 대한 동의여부와, 무어 개인에 대한 엇갈리는 '평판'을 떠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다큐멘터리의 윤리적 문제제기는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으며 생각해 볼 만한 것이라는 점이다.

 <마이클 무어 뒤집어 보기(번역된 제목보다는 'Manufacturing Dissent: Michael Moore and the Media'라는 원제가 더 작품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마이클 무어에 대한 주변의 상반된 평가, 그 동안의 모순적인 행보, 주장을 위해 다큐멘터리에 조작을 가하는 모습 등을 보여주면서 우리 자신이 다큐멘터리라는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우리는 보통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것은 곧 사실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작되지 않은 사실만을 담고 있어야 한다'는 암묵적인 합의가 깨어진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어떠한 조작도 가능하다, 다만 중요한 것은 반드시 진실을 담아야 한다는 점이다'라고 말하는 다큐멘터리 속 마이클 무어를 보며, 이번 EIDF 2007의 마스터클래스에서 애니 골드슨이 언급했던 '다큐멘터리적 진실'1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1. 애니 골드슨은 2007년 8월 30일 있었던 마스터 클래스에서 강연이 끝난 후 가진 질문과 답변 시간에 '대상(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완성된 다큐멘터리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하는 도중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다큐멘터리적 진실이 있다고 믿는다. 설사 다큐멘터리가 그 대상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도 사실이고, 진실을 담고 있다면 포함시켜야 한다." (짧은 메모와 기억에 의존한 것으로 세부적인 표현은 조금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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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8/30 02:34

닿지 않아도,


...

 사람들은 소통에의 욕구가 있기 때문에 각종 채널을 만들어서 서로에게 닿으려고 했기도 했겠지만, 이제 다양화된 채널이 소통의 필요성이나 욕구를 증대시킨다. 그만큼 의사소통의 실패에 의한 좌절감도 늘어간다. 국제 전화가 비싸다는 생각이나 인터넷으로 TV를 볼 수 없다고 믿던 시절에는 전화를 매일 걸면 연결되지 않는 시점도 있다는 것이나 TV 스트리밍이 제대로 안 될 때 치솟는 스트레스를 이해할 수 없었다. 길이 있으니까 다니지, 없으면 돌아가거나 가지 않는 게 보통 사람들이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길에 다시 담을 쌓아 못 다니게 하면? 선량한 사람이라도 좌절하고 화를 내게 된다.

 휴대 전화가 없었을 때는 울리지 않는 전화가 사회적 인간관계의 실패를 의미한다고 생각할 수가 없었다. 없는 것을 가지고 생각할 수는 없으니까. 지금은 울리지 않는 전화가 외롭다. 1년에 한 번만 만날 수 있는 견우와 직녀를 더 괴롭게 하려면 터지지 않는 휴대폰을 주고 '지금은 연결이 되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합니다"라는 얄미운 여자 목소리만 계속 듣게 하면 된다. 블로그가 없을 때는 쓰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생긴 후로는 쓰게 된다. 사람들이 내 글에 반응할 수 있는 채널이 없었을 때는 반응이 없다고 구구하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나 채널이 있는데도 소통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집에 돌아갈 때 하늘의 샛별을 보고 쓸쓸하다고 생각한다. 이상한 일이다. 이제는 지구반대쪽에 있어도 배타고 한 달 반 가야 만날 수 있고, 편지 보내면 한 달 넘어 답장받는 시절도 아닌데도 외로움이 줄지 않았다니.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 휴대폰이 있고,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켜면 메신저가 있고, 집에 가면 전화가 있는데도. 채널이 많아지면 그 채널을 통해 이어지는 관계만큼 닿을 수 없는 관계도 실감하게 되고, 좀 더 가까워진다고 해도 더욱 가까워지지 않음을 슬퍼하게 된다. 용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길이 있는데도 가서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닿지 않을까봐 길을 만들지 않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사람들은 그래서 계속 계속 닿을 수 있는 길을 만든다. 그렇다고 해도 외로움이 줄지 않음은 필연, 방법이 늘어난다고 해도 완전한 연결이 없듯이 계속 좌절하는 통화가 나오는 것이다. 좌절하는 블로그, 좌절하는 편지. 좌절하는 문자. 통하기 위해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갔다가 돌아나오면서 좌절하는 게 사람. 그래도 또 언젠가 같은 길이든 다른 길이든 돌아가겠지만...... 어쩌면 우리가 만드는 의사소통의 채널은 네모반듯하게 구획된 신도시의 거리가 아니라, 아리아드네의 실로도 출구를 찾을 수 없는 미로와 같은 건지도. 그러니 길이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나갈 수 있는 길만큼 잃어버리는 길도 많은 게 아닌가.


-  milkwood '채널의 확대와 좌절된 통화' (마지막부분 발췌)


 '나갈 수 있는 길이 많아진 만큼 잃어버리는 길도 많다'는 것을 직시하는 것, 그것 자체가 이 다스리기 힘든 외로움을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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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5/26 01:42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에




오월(五月)


피천득(皮千得)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여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스물한 살이 나였던 오월, 불현듯 밤차를 타고 피서지에 간 일이

있다. 해변가에 엎어져 있는 보트, 덧문이 닫혀 있는 별장들.

그러나 시월같이 쓸쓸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이

생생한 색이었다.



得了愛情痛苦

失了愛情痛苦



젊어서 죽은 중국 시인의 이 글귀를 모래 위에 써놓고,

나는 죽지 않고 돌아왔다.

신록을 바라다보면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즐겁다.

내 나이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 속에 있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 유월이 되면 '원숙한 여인' 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은 순결한 오월은 지금 가고 있다.







'오월'은 피천득 선생님의 글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글 중 하나다.
2005년 5월 13일 오후 네시. 라디오에서 내가 좋아하는 목소리로 낭독되는 걸 들었던 것이 첫 기억이었고, 이젠 나 또한 스물한살의 오월을 추억하는 나이가 되었다.

거리를 채우는 연한 초록빛이 가장 미칠듯이 빛나는 때는,
5월 중에서도 바로 '봄비 내린 다음 날'이다.

2007년 5월 25일도 비가 내린 다음 날이었다.
밝고 맑고 순결한 오월의 끝자락에, 하늘을 떠난 그가 행복하길 빈다.

Requiescat in Pace.



ps. 이 시대에 거장들은 항상 떠나기만 한다. 올해만도 가슴아픈 부고가 여럿있었다. 이쯤되면 다음차례는 누구일까 걱정될 정도다.
장 보드리야르, 커트 보거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 피천득.. 모두 모두 평안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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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5/24 03:07

그 오후 네시




...


휴대전화가 울렸습니다.
발신자 이름을 보는 순간,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인연의 고리를 풀어버리고 떠난 남자입니다. 그런데 여태 그 남자의 전화번호를 삭제하지 않고 있었다니…. 여자는 당황스러웠습니다.

 '복잡하게 계산하지 말고, 단순하게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자.'

여자는 재빠르게 이유를 만들어냈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오랜만"이라고 남자가 인사를 했습니다. 여자는 "웬일이냐"고 물었습니다. 남자는 휴대폰에 저장되있는 전화번호를 정리하다 여자의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그냥 전화를 걸어봤다고 말했습니다.

"내 전화번호를 왜 여태 갖고 있어요? 난 이미 지운지 오랜데‥"
여자는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남자는 이제 지울거라고 하면서 몸 건강하게 잘 살라고 담담히 말했습니다.

"전화받는 목소리가 꼭 내 전화인걸 알고 받는 거 같아서, 난 당신도 아직 내 전화번호를 갖고 있는 줄 잠시 착각했어요. 하긴, 난 늘.. 착각하니까."


남자가 전화를 끊으면서 한 말이 귓가를 맴돌기 시작했습니다.

남자가 헤어질 때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난 당신이 한번도, 내게 마음을 보여준 적은 없었어도, 나하고 같은 마음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나 혼자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만두려구요."

순간, 그건 착각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슬프게 웃었습니다.

대신 친구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또, 떠나갔다."

...


휴대전화에 저장되있는 이름과 전화번호 중에 종종 '이 사람이 누구지?' 하는 이름과 전화번호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떠올리며, 남자는 휴대전화 속의 전화번호부를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맨처음 저장되있는 사람부터 한사람씩 차례대로 확인해가다- 그 여자의 이름을 발견했습니다.

 '그 여자 번호를 아직도 지우지 않고 있었다니…….'

남자는 여자 이름 석 자를 아무 생각없이 바라보다 통화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냥 삭제하지 않고 왜 전화를 걸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담담하고 깔끔하고, 감정이 전혀 실리지 않은 음성이었습니다.

하기는 그래서 착각이 가능했었는지도 모릅니다.

전화를 받을 때마다 늘 담담하게 굴지만, 그래도 내가 싫지는 않은 여자다- 둘 다 시간이 맞지 않아 한밤중에 만나자고 해도, "그래요 그럼" 하지 않는가.
"내가 싫지는 않은 거지요?" 라고 물을 때마다 미소로만 대답하지만, 이 또한 "그래요"라는 뜻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남자는 늘 여자의 생각을 미루어 짐작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지쳐갔고, 그러면서 점점 자신감이 없어졌고, 그러면서 슬슬, '나 혼자 착각하는 건 아닌가' 생각이 커져갔습니다.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이다, 굳게 마음을 먹고 여자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무래도 나 혼자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짐작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여자는 당신에 대한 내 사랑이 나 혼자만의 착각인 것 같다고 하는데도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남자는 여자의 전화번호를 삭제하며 속으로 중얼거렸습니다.


'그런데도 나를 만나줘서, 한때나마 행복했습니다.'


...



조지 버나드 쇼가 말했습니다.

'세상에는 자기를 사랑하며 또 사랑받기를 원하면서 반면에 타인을 괴롭히고 사랑으로부터 멀어져 가는 사람이 많다.'







KBS 1FM 93.1MHz
오후 4시 정세진의 '노래의 날개 위에' 중
고정코너 '왼쪽으로 가는 여자, 오른쪽으로 가는 남자'
2006년 10월 31일자 방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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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좋아하는 정세진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2006. 11. 06.일자로 어딘가에 갈무리를 해두었던 글을 끄집어내 옮겨보았다.

말이 넘치는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과는 달리, 그 방송에는 음반에 딸려온 조그만 라이너 노트 같은 짤막한 멘트만 있었다. 일상을 담는 담담한 그 목소리를 좋아했고, 끊임없이 노래가 흘러나오던 그 오후 네시를 좋아했다.

며칠 전 오후 네시에 라디오를 틀었는데, 분명 낯익은 그 방송이었지만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너무 낯설게만 느껴졌다. 게다가 진행 아나운서만 바뀐 것이 아니라, 그새 작가님도, 피디님도 다 바뀌었더라.
그래서일까, 곡선정도 어딘지 조금 낯설었고.. 오래 듣지 못하고 라디오를 껐다.

그래도 조만간 다시 들어봐야지. 그리고 신청곡을 하나 넣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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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4/05 00:13

한미FTA(KORUS FTA)와 인터넷 자유문화



 그 예로 한국과 미국 사이의 FTA 체결에 관해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제 의견으로는 FTA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많은 측면과 영역에서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그러나 이 극단주의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는 일부 부분들을 만약 한국이 저지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는 저작권의 맥락에서 네 가지 요소로 간추릴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요소는 저작권의 집행을 강화시키려는 노력입니다. 이는 지적재산권의 발전을 권장하고자 하는 국가에 한해서 아주 합리적이고 적합한 시도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요소는 한국 내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려는 움직임입니다. 기존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기 위한 기술적-법적 싸움은 몰상식한 제도를 둘러싼 분쟁이라고 생각합니다.1 기존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려는 시도는 저작권 본래의 목적을 생각했을 때 말도 안 되는 행위입니다. 저작권의 목적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인센티브는 명백히 장래에 발효되는 미래의 가치입니다. 미래의 행동에 대해서만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미 과거에 이루어진 것을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해줄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저작권의 논리에 따라, 만약 기존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고자 한다면 과거의 일에 대한 인센티브를 키울 때만 가능합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든, 1955년에 활동한 작가는 더 이상 아무런 창조적 활동을 하지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저작권 보호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한 저작권 본연의 논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따라서 저는 기존의 저작권 보호기간이 절대로 연장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그 창조물에 대한 지불을 마쳤습니다. 이제 우리가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만큼, 그 창조물을 이용하기 위해 또 한 번 돈을 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 뒤에는 상당한 압력이 행사됩니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 기존의 기간을 연장하려는 세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기존의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면 이는 영국 의회에서 몇몇 자유당원들이 제시한 원칙에 준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저작권자들이 기간 연장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 사전 등록을 하는 제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합니다. 우리 경험상 미국과 같이 등록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에서 저작권자의 90% 이상이 기간 연장의 혜택을 위한 등록을 실행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창작물이 저작권 위배 문제에 부딪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유재산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등록을 한 사람에 한해 필요한 사람들은 기간 연장의 혜택을 볼 수 있고, 우리 사회는 나머지 창작물들을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FTA의 세 번째 요소는 컴퓨터의 캐시 기억장치에 보존되어 있는 임시 파일들까지 저작권법으로 통제를 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제가 말씀 드렸다시피, 저작권법의 핵심은 ‘복제’를 통제하는 데에 있습니다. 지금 이것은 노래나 DVD의 복제만을 통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매번 컴퓨터를 작동시킬 때마다 발생되는 프로그램의 임시파일에 대해서도 저작권법을 적용시키겠다는 말입니다. 적어도 그것이 미국의 주장입니다. 이것은 기존의 몰상식한 법을 더 극단적으로 몰아가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치면 컴퓨터를 사용할 때마다 허가를 얻어야 한다는 전제가 생기고, 창의성과 혁신의 맥락에서 허가제는 엄청난 짐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국의 디지털 새천년 저작권 법(Digital Millennium Copyright Act)에 반영된 원칙들을 강요하는 미국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법은 복제방지 프로토콜 기술을 피해가는 것을 범죄로 정의하고 있고 이는 설사 저작권법 하에서 합법적인 범위 내에 이루어져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언급한 바와 같이 공정사용(Fair Use)은 예외적으로 저작권법의 통제를 받지 않습니다. 만약 저작물의 이용과 배포를 통제하는 기술이 있다면 이 법은 설사 공정사용을 위해 이 기술을 피해갔다 하더라도 이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앞서 설명한 Read Only 와 Read Write 문화의 배경들과 비교해서 인식해야 할 점은 디지털 권리 관리가 강화될수록 Read Only 인터넷은 발전하겠지만 Read Write 인터넷의 성장은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런 기술들이 사람들의 문화 소비에 대한 통제를 가능하게 하고 그 문화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허락하지 않는 방식으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문화를 재사용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논쟁이 주목해야 할 부분은 균형의 가치가 저작권 정책에 대한 담론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여러분뿐 아니라 미국 시민들에게도 큰 혜택을 안겨줄 것입니다. 미국은 지금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 극단주의를 강요하고 있는데 그 비용이나 결과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균형의 가치는 아시아 지역의 개선을 위한 중요한 초석이 될 것이고, 미국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2006. 5. 27.
'제1회 다음-라이코스 글로벌 포럼' : ‘인터넷 자유문화의 의미와 과제
로렌스 레식 교수의 강연 중에서


 모든 것을 떠나, 개인적으로 이번 FTA 협상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었던 분야는 지적재산권 문제였습니다.

 지적재산권 분야는 국내의 많은 언론들이 꼽은 '주요 쟁점 분야'에는 들지 못했지만, 그래도 간간히 뉴스에 얼굴을 내비치기는 했습니다. 그리고 협상 슬슬 마무리 되어갈 시점에 이르자 '저작권 보호기간이 70년으로 연장 합의' 라는 이야기가 어디선가 들리기도 했지요. 하지만, 정작 타결이냐 결렬이냐 한창 언론상에서 줄다리기가 있었던 48시간 협상연장기간 동안에는 오로지 들리는 소식이라곤 '쇠고기'와 '자동차' 뿐.. 다른 분야의 자세한 소식은 찾아보기 힘들더군요. 두리뭉실하게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같은 이야기만 동어반복되고 있을 뿐. (하지만 돈이 있어야 소비자가 될 수 있는 거겠죠. 한미 FTA는 내 문제가 맞습니다.)

 기대도 안했지만 예상대로 FTA협상 타결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자, 이제 결정이 났다고 하니 어디 뚜껑을 열어볼까요?

 신문 기사 등에 자주 언급되는 보도자료가 있더군요. 외교통상부 발표의 '한미 FTA 분야별 최종 협상결과'. 이 자료에 의거에서 지적재산권 분야의 협상결과를 찾아봤습니다.


지식재산권

1. 협정문 주요 내용


 □ 저작권

  ◦ 저작권 보호기간을 저작자 사후 또는 저작물 발행 이후 70년으로 연장
 - 단, 보호기간 연장 시점을 협정문 발효 후 2년간 유예

 ◦ 우리 권리자에게 부여하고 있는 방송보상청구권을 내국민대우원칙 예외로 설정
 ※ 방송보상청구권은 방송 등에서 음반이 사용되었을 경우, 실연자·음반제작자에게도 보상해야 함을 규정
 ※ 우리나라는 상호주의를 전제로 방송보상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미국은 동 권리를 인정하지 않음.

  ◦ 일시적 저장에 대한 복제권 인정
    - 단, ‘공정이용’(fair use)에 대해서는 예외조항을 설정할 수 있는 근거 확보
    ※ 일시적 복제는 컴퓨터 사용시 RAM에 일시적으로 저장되는 복제 등을 지칭하는 개념

  ◦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접근통제적 기술적 보호조치를 우회하는 행위를 금지하되, 추가 예외 규정 논의 근거를 도입
 ※ 이용통제 기술적 보호조치 우회 금지 규정 : 우리 저작권법에 기규정

  ◦ 온라인서비스제공자 면책 규정 강화
    - 온라인 침해에 대한 통제권에 따른 유형별 분류를 통해 차등 책임 부여

  ◦ 불법 해독된 위성 또는 케이블 신호 수신·사용 금지
  ◦ 정부의 정품 저작물 사용 의무화



 □ 집 행

  ◦ 상표 및 저작권 침해에 대한 법정손해배상제도
    - 실손해배상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사전에 법으로 손해배상액의 상한과 하한을 정하는 법정손해배상제도 도입
    ※ 미측은 애초에 특허 침해시 3배수 및 부가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요구

  ◦ 법원에 지재권 침해물품 수출금지 권한 부여 등 민사소송절차 강화

  ◦ 저작권 침해에 대해 고소 없이 기소할 수 있는 권한을 사법당국에 부여

  ◦ 저작권 상품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 물품으로 의심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자동 반출정지 및 권리자 통보가 가능하게끔 신고제도 도입

(상표와 특허에 관한 내용은 제외했습니다.)


- 외교통상부, '한미 FTA 분야별 최종 협상결과', p.61~62


 ....저작권 분야만 본다면, 말그대로 '일방적인 양보'란 것이 정말 적합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위에서 레식 교수가 지적했던 네가지 요소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히 알 수 있을 것 같군요. 미국의 요구에 따라 ① 저작권의 집행을 강화 했고, ② 저작권 보호기간을 70년으로 연장했으며, ③ 일시적 저장에 대한 복제권을 인정한데 이어 ④ DMCA와 마찬가지로 기술적 보호장치를 우회하는 행위도 금지(요건 지난 개정저작권법에 포함되어있던 것이었죠)하기로 했습니다. .. 이중에 단 한가지도,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지 못했네요. 그나마 유일하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추가 예외 규정 논의 근거를 도입'이라는 부분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집행 부분에 있는 '저작권 침해에 대해 고소 없이 기소할 수 있는 권한을 사법당국에 부여' 라는 부분은 저작권법의 비친고죄화를 말하는 것 아닌가요? 이건 지난번 저작권법 개정 때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부분으로 아는데.. (이걸 국내의 국회도 아니고 미국의 요구로 법을 개정하게 생겼으니...;)

 사실 저작권 분야는 메이저 언론사들이 이번 FTA를 포장할 때 항상 꺼내드는 표현인 '시장개방'과는 가장 거리가 먼 분야라고 할 수 있겠죠. 애초에 개방이 아닌 보호. FTA가 그렇게 싫어한다는 '보호'에 대한 것이니까요.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일방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필요가 과연 있었을까요? 그럼 우리의 요구는? 이럴때 FTA찬성쪽에선 보통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시장이 개방되어있기 때문에 우리가 요구할 것이 많지 않고, 더 요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변호를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저작권 분야에 대해서는 저런 변호가 유효하지 않습니다. 더 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보호를 하는 것 뿐이니까요.

 이 분야가 이럴진대, 다른 분야는 어떨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이번 한미FTA에서 지적재산권 분야의 협상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로 저작권 보호기간이 늘어날 수 도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었습니다. '자유 문화'를 읽으며 저작권 보호기간의 연장이 저작물의 이용과 재창조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깨닫게 되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기 때문이죠. 제발 그렇게 되지 않길, 협상차원에서라도 막아주길 바래왔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어가네요. 앞으로 눈을 크게 뜨고, 이 한미FTA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주시해야겠습니다.
 

 

  1. 자신의 저서 '자유문화'에 따르면, 레식 교수는 이미 그와 관련된 기술적-법적 싸움에 휘말려든 바 있다. 엘드레드 대 에쉬크로프트 케이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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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3/18 12:05

배려


배려란...

당신은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까?



 서로가 서로에게 배려라는 이름으로 가지는 관음증적인 관심이나 요구를 버리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거나 스스로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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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3/05 15:05

시사저널과 리베라시옹



 최근 구독해서 보고 있는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월호 기사를 읽던 중에 흥미로운 부분을 발견했습니다.  

 “우리가 휴렛팩커드 임금노동자들에 대한 심층취재기사 속에서 이야기 했던 것을 갑자기 발견한 셈이었죠. 이제 우리는 그들을 이해합니다. 단지 돈을 잃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일자리를 없애고 사람들을 마구 자르는 주주가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도 알게 된 것이죠.” 이듬해 봄, 드 로스칠드가 <리베라시옹>의 창립자이자 경영자인 세르주 쥘리를 해고했을 때, 직원단체의 한 대표는 동료들의 순진함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들은 리베라시옹 역시 기업에 불과하다는 것을, 사주가 있고, 주주가 있으며,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작동양식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뭐라고? 노사갈등이 언론기업에도 존재할 것이라고? 단지 리베라시옹의 직원들만 이 같은 ‘발견’으로 깨달음을 얻게 된 것은 아니다. 2006년 한 해 동안 여러 일간지 및 주간지에서 파업이 벌어졌다. 일반적으로 파업노동자들에 대해 엄격한 논조를 유지하는 <프랑스 수와>의 직원들 역시 전 직원 중 절반이 해고되는 구조조정에 반대하여 5주 동안 파업을 벌였으며, <파리 마치>는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자존심을 다치게 했다는 죄목으로 사주인 아르노 라가르데르가 괘씸죄를 적용, 편집장을 해고하자 1968년 이후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았던 파업에 돌입했다. <주르날 뒤 디망슈>의 기자들은 ‘편집권 독립’에 대한 근심을 토로하고 있으며, 라가르데르 악티브 메디아 그룹의 계열사 노조들은 라가르데르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혁명’이 초래할 사회적 파장을 두려워한다. 라가르데르 회장은 더 이상 자신이 거느리고 있는 기자들에게 ‘기자’라는 직업이 그들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한다는 환상을 심어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다. “언론독립이라니, 도대체 무슨 쓸데없는 소립니까? 기자들은 언론독립이니 뭐니 떠들기에 앞서 자기들이 일하고 있는 신문사가 존속할지 어떨 지부터 고민해 보는 게 나을 겁니다.”


- '언론계, 암흑의 길에 들어서다'
피에르 랭베르(Pierre Rimbert),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월호


 시사저널 사태와 비슷한 일들은 요즘 프랑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모양입니다. 창립자가 해고당한 '리베라시옹', 괘씸죄로 편집장이 해고당한 후 40년만의 파업에 나선 '파리 마치' 뿐만 아니라 '르몽드', 프랑스의 대표적인 보수지 '피가로', 프랑스 제1의 지역주간지 '퓌플리엡도', 그리고 'AFP 통신' 등 수많은 언론사에서 2004년부터 노사간 긴장으로 인한 크고작은 파업과 시위가 끊임없이 일어났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보통 이 모든 갈등은 대부분 사측의 승리로 끝났다고 합니다. 아주 드문 예외를 제외하면.

 인터넷 뉴스 등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언론들, 특히 인쇄매체들에게 위기가 찾아올거라는 이야기는 예전부터 많이 들어온 이야기지요. 결국 그러한 위기감이 언론을 실질적으로 경영하는 발행인, 사주들의 생각을 바꾸어 놓았고, 언론독립을 추구하던 전통적인 경영방식에서 '고용의 유연화'를 추구하고 돈 문제를 중요시하는, 급속도로 자본친화적인 경영방식으로 돌아선 듯 합니다.

 이 같은 흐름은 이젠 어찌보면 피해가기 힘든 거대한 흐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어쨋거나 그동안 존경을 받아온 '말할 수 있는 힘을 가졌던' 언론들이 '할말을 다 못하는' 언론으로 바뀌어 간다는 점에서는 우려할만 한 일입니다.

 때로는 이런 상황이 언론인들의 반항을 고무하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BBC 방송국 직원들이 수천 명의 일자리를 공중분해해버리는, 이른바 ‘현대화’ 계획에 맞서 3년째 투쟁중이다. 독일(2004년)과 포르투갈(2005년)에서도 언론부문 단체협약의 재협상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파업이 계속 발생하고 있으며, 사용자 단체는 임금인하와 유연성제고를 요구하고 있다. 동일한 이유로 지난 12월 이탈리아의 신문기자들은 독자들에게 색다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는데, 바로 3일 동안 대대적인 파업에 돌입한 것이었다. 로이터 통신은 파업관련 속보에서 다음과 같이 보도하고 있다. “기자들은 특히 임시직과 저임금 노동이 늘어나는 상황에 반대하여 들고 일어난 것이다. 이런 상황은 ‘민주주의에서 아무 쓸모없는’ 저질 저널리즘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기자노조의 평가이다. 반면 신문사의 경영진들은 기자들이 노동시장의 필수적인 유연성에 저항하고 있으며 과거의 특권에 연연해 그것을 움켜쥐고 놓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사실 많이 들어본 소리다. 물론 보통은 언론사 사장이 기자들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기자들이 파업노동자들을 비난할 때 내세우는 주장이긴 하지만 말이다.


- 위와 같은 기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2월호

 좌파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르몽드답게 기사의 마지막은 조금 비꼬듯이 끝납니다. 사실 우리나라 언론들에서도 기자들 스스로가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파업하는 노동자들에게 싸늘한 시선을 던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죠. 그것이 이미 '자본에 친화되어버린' 한국언론의 슬픈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인지, 아니면 아직도 '언론기자는 특권층'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구세대 기자들의 쉰소리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어느쪽이든 '정신차리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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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3/01 23:52

3주년


Tatter Tools 0.91

태터툴즈 0.91에서,

 태터툴즈가 3주년을 맞았다고 한다. JH님의 홈페이지(당시는 interlude 3rd)를 들락거리다 태터툴즈가 공개된 당일에 맞춰 블로깅을 시작했으니 내 블로그도 오늘로 3주년이 되는 셈이다. 그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태터툴즈는 많은 발전을 이뤄냈다. 정말 단순하기 이를데 없었던 관리자 메뉴도 이제 제법 가짓수가 많아졌고, 1.x대로 오면서부터는 플러그인, 유니코드 등 구조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내적, 외적으로도 진화하며 변화해온 오늘날의 태터툴즈를 찬찬히 뜯어보면 3년 전의 그 모습이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음을 느낀다. 0.91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사용자 인터페이스, 잘 드러나지 않지만 다른 블로그와는 구분되는 태터툴즈만의 레이아웃, Purybbs를 떠올리게 만드는 따로 마련된 방명록, 아직도 별도의 리더를 필요치 않게 만들어준 고마운 태터리더라던가, 위치로그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그런 '오래된 부분'들이 무엇보다도 태터툴즈를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대부분 JH님이 처음에 구상한 것들일게다. 한 사람의 꿈이, 수많은 사람들의 꿈이 되고 나서도 가장 깊은 곳에서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Tatter Tools 1.1.1

태터툴즈 1.1.1까지.

 정말 별 내용이 없는, 건질 것도 없는 블로그를 3년간 적어오면서 나 또한 변해갔다. 중간에 거의 1여년간 방치하다시피 했던 적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용케 꾸준히 관리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앞선다. 나이가 3살이 더 먹는 동안 블로그를 붙잡고 있었으니. 물론 지금와선 '이런 걸 왜 썼을까'하는 글들도 있고, '정말 쪽팔려서' 지워버리고 싶은 글도 있고, 최근에 쓴 글들 마저도 장황하기 이를데 없는 졸문이라고 느끼는 글도 있지만 말이다. 게다가 '내가 이런 글도 썼단 말야?'라는 생각이 드는 글도 있는 걸 보니, 나는 그 3년간 발전만 한건 분명 아니겠고, 퇴보한 부분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나하나 글을 남겨나간 나는 분명 3년전의 나와는 다른 나다. 블로그에 드러나 있듯이 최근의 3년간 나는 많은 것을 경험했고 그 경험이 내 삶을 일정부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성장이었는지, 아니면 제자리걸음이었는지는 아직 잘 드러나지 않기에 알 수 없지만, 허나 나 또한 소망해본다. 3년간 많은 발전을 이룬 태터툴즈처럼 나도 성장했기를, 그리고 3년전에서 변하지 않은 내 모습이 앞으로의 삶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할 수 있는 부분이 되기를.


 태터툴즈의 3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아울러 Fragments of Memories─ 이 보잘 것 없는 기억의 편린이 어느새 3년어치가 쌓인 것을 자축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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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1/26 15:48

Lamento


 "모든 천사와 대천사"
 "안나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우리나라의 모든 순교자"
 "안나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반복되는 배경음악처럼-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끊임 없이 이어지던 연도소리,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맞절이 끝나면 의례 건네지는 인삿말, 그 모든 것도 밤이 깊어지면 천천히 잦아들곤 했다.

'好喪은 원래 상가도 잔칫집 같은거지..'
 시끄러운 곳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멍하니 앉아, 마치 나와는 아무상관없는 공간인양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니 문득, 영화나 소설 속에서 비춰지던 무덤덤한 시선의 상가 풍경이 눈앞에 보이는 광경과 겹쳐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밤새 고스톱 치겠다던 사람도 어디론가 자리를 비울 무렵. 영전에 향이 끊기지 않도록 불이 수그러들 때마다 '연기가 적은 천년솔향'을 두개씩 뽑아 향로에 꽂아두었다.

 한창 귀여울 때인 4살배기 영준이. 놀아달라며 안기는 꼬맹이 조카를 몇번 들었다 놨다 했더니 큰소리로 까르르 웃는다. 주변의 눈총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냥 즐겁게 웃는 천진한 얼굴의 주인공은, 그 웃음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지.

 가톨릭에서는 기일이 금요일이면, 발인이 일요일이 되기 때문에 장례미사를 치르지 못한다. 대신 입관을 하는 토요일에 사도예절을 드리게 되는데, 장례미사에서 성찬예식이 빠진 간단한 장례예식이다. 영정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무겁게 느껴졌다.

 "평생 착하게만 살아오신 분이니 반드시 좋은 곳에 가셨을 거야."
- 사촌 형의 한마디가 머릿 속에 남았다.


죽은 자에게 영원한 안식을.


W.A. Mozart - Requiem in D minor, K.626 (Unfinished)
III. Sequentia - Lacrimosa
completed by Franz Xaver Süßmayr
(New, revised edtion by Franz Beyer)

Arnold Schoenberg Chor
Chorus Master: Erwin Ortner

Concentus Musicus Wien
Nikolaus Harnoncourt, Conductor

모차르트 - 레퀴엠 D단조, K.626 (미완성)
III. 부속가 중 '눈물의 날'(라크리모사)

아르놀트 쇤베르크 합창단
콘첸투스 무지쿠스 빈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 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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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7/01/13 00:41

짝퉁 시사저널 899호




 며칠 전, 우연찮게 인터넷 저널에서 기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짝퉁' <시사저널>을 고발합니다란 글이었는데, 내용이 과히 충격적이더군요. 그간 관심분야 토픽은 물론 인터넷서핑도 잘 안하고 지냈기에, 작년 6월부터 저런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 조차 전혀 몰랐었기 때문이죠. 다른 곳도 아니고 시사저널이라는 것에도 사뭇 놀랐습니다.

 한국의 대표 주간지로서 확고한 명성을 갖고 있는 시사저널이지만, 돌이켜보니 직접 돈을 주고 사서 본 적은 단 한번 뿐이었습니다. 대학교 새내기 시절. 캠퍼스를 걷다가 총학쪽에서 나눠주는 홍보물을 받았는데, 거기엔 시사저널에 학교 재단 비리 특종 기사가 보도되었다는 이야기가 실려있었죠. 캠퍼스 이전 관련 문제와도 얽혀있는 불법 로비 내지는 사기 문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입학했을 때부터 항상 비리재단, 비리재단 이야긴 많이 들었는데 기사화 된 비리내용을 실제로 접한건 그때가 아마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흥미가 생겨서 집에 가는 길에 한부 사서 읽었는데, 당시는 한창 용돈이 궁하던 때라.. 나름 큰맘먹고 샀었던 기억이 있군요. 그때 그 기사는 한때 동기들끼리의 화제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나중에 9시 뉴스에도 나왔던 재단 관련 뉴스가 한창 화제가 되었을 때도 시사저널의 관련기사를 마침 들른 국회도서관에서 찾아서 읽기도 했었지요.

 어쨌거나.. 그런 단편적인 기억들로만 인식되어있기에- 절대 애독자라고 할만한 입장은 아니지만, 이런 일은 무척이나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과연 강력한 언론컨트롤- 삼성이다 싶기도 하고, 시사저널도 별 수 없구나- 싶기도 하고.

 참 고민 많이 했습니다. 이걸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짝퉁에 한부, 한푼이라도 지불한다는 건 편집권 독립을 위해 파업을 불사한 사람들에게 폐가 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그냥 샀습니다. 보다 오래도록 잊지 않으려면 그 편이 나을 것 같다는 짧은 생각의 결과였죠.

 결과적으로는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후회막급. 그 표지야 기사로 접해왔던 만큼 큰 충격은 없었지만, 집에 와서 처음 몇장을 넘기는데 괜한 짓을 했구나는 생각이 밀려들더군요. 이미 사온거 어쩔 수 없어 굵직한 기사는 제껴두고 짧은 기사만 대강 훑다 말았습니다. -_-;

 19일에는 시사저널 회사 앞에서 '시사저널 살리기 문화 콘서트'가 열린다고 합니다. 일 때문에 행여라도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없어진 듯 하지만, 어쨋거나. 잘, 잘 되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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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6/10/20 14:28

뮤지컬 '돈 주앙' 시사회에서 일어난 일


어제 서울유럽영화제 티켓 예매건 때문에 코엑스를 들렀을 때도 느꼈지만, 요즘 유난히 눈에 띄게 홍보하는 뮤지컬이 있더군요.
TV에서나 지하철모니터에서나.. 줄기차게 눈에 띄는 그 뮤지컬의 이름은 이름하야 '돈 주앙(Don Juan)'.
노트르담 드 파리 제작자가 만들었다는 이야길 얼핏 들었던 것 같은데, 어쨋거나 프랑스계 뮤지컬입니다. 한국 첫공연에 오리지널 캐스팅이 내한한다고 하고, 플라멩고가 볼거리라고 하는군요. 얼마 뒤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될 예정이라고 하고요.

저야 뮤지컬에 특별히 큰 관심도 없고, 자주 보러 다니지도 않기에 광고도 무덤덤하게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어째 전혀 관심이 없었던 저한테도 사건 정보가 흘러들어오는군요. --;

- 먼저 간단히 요약을 하자면,
'돈 주앙'을 가져온 기획사에서 메가박스 상영관을 빌려 '돈 주앙' DVD 시사회(상영회)를 했는데, 질의응답시간에 관객이 불합리한 좌석등급(1층이 전부 VIP와 R석, 그리고 OP석이 R석 가격)에 대해 지적을 했더니 기획사 사장이란 사람(=Mr.Jeong)이 '시끄럽다, 돈(=Budget)이 없으면 3,4층에나 가서 봐라'는 식으로 무례한 발언을 해서 물의를 일으켰다.. 라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

대형 뮤지컬(특히 수입된 작품들)의 지나치게 비싼 국내 티켓 가격에 대한 이야기는 예전부터 줄기차게 지적되어왔던 문제지요. 단편적으로 바라볼 일은 아니겠지만, 충분히 낮출 수 있는 가격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다는 것만은 사실일 것 같습니다. 흔히 지적되는 사항인 '무료 초대권 남발'도 엄연한 사실이고요. 미스사이공 때만 하더라도 프리뷰 이후 본공연 초기때는 초대권 비율이 엄청났습니다.(수표 집계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지요. --;) 그러다가 어느날 갑자기 초대권이 급격하게 줄어들길래 물어봤더니 영국 제작사에서 초대권에 대해서도 로열티를 요구했고 그 부담 때문에 앞으론 초대권이 줄어들거는 이야길 들었습니다. 그 뒤로 초대권이 확실히 줄어들기는 했습니다만 공연 끝날 때까지 아예 없어지진 않았습니다.;;

원가에 비해 얼마나 비싸던지 간에 오는 관객이 꾸준히 있다면 기획사쪽에선 계속 비싸게 팔겠지요. 특히 수입제작할 수 있는 주체가 어느정도 한정 되어 있는 해외뮤지컬의 경우는 더욱 그럴 것이고요. 누군가가 좋은 선례를 만들어주거나 앞으로 만들어나가지 않는 이상은 개선되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국산 뮤지컬 쪽에서부터 변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만, 이것이 단순히 마케팅의 문제이건 시장 수익구조의 문제이건 간에 적어도 저 사장의 태도와 마인드는 비판받아 마땅한 듯 싶습니다. 그 자리에서 불쾌함을 느꼈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닌 걸 보니 단지 그 사장의 한두마디 말만이 문제였던게 아닌 것은 확실하군요.


아래는 '별빛바다'님이 네이버 MDP(노트르담 드 파리)카페에 올리신 글입니다.


길기에 숨겨둡니다. :)


어쨋거나 프랑스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는 두고두고 회자될 일 같습니다. 다른 쪽(대체로 해외 뮤지컬 팬층)으로도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고요.
중간에 성남아트센터도 곁다리로 언급된다는게 신기하달까..;;
음, 성남아트센터 기획공연들에 대해서도 한번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좌석 등급, 가격 수준 같은 것을 포함해서.. 말이지요.) ;


게다가 뮤지컬에 드레스 코드라니?;; --;
엄합니다. 엄해요.


관련 글

빨간 그림자님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Don Juan) 상영회에서 일어난 일'




ps. 그러고보니 프랑스 뮤지컬을 본게 있긴 합니다.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했던 '벽을 뚫는 남자' 한국프로덕션을 보러 갔었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돈 내고 본게 아니고- 원작 소설 읽고 나서 뮤지컬판을 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던 와중, 예당에 연줄이 있는 하우스 매니저님이 들으시고는 '초대권'을 구해다 주셔서 보러 갔다왔던 것이라.. (남말할 처지가 못되는군요. -.-;) 아무튼, 그 덕분에 레치타티브 방식의 뮤지컬을 좋아하게 되었던 기억이 있군요. 구노의 '파우스트' 이후로 프랑스 오페라도 좋아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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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12/11 02:31

뒤늦게 동참합니다


 
PD 수첩 폐지 반대 문답 릴레이 (시작합니다!)

진작에 했어야 했는데.. 일이 바빠서 동참이 늦었습니다.



1. 왜 PD 수첩 폐지에 반대하십니까?
간단히 말해, 폐지할 만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보도윤리가 문제로 제기되면 비판과 적절한 징계를 통해 그것을 고치면 됩니다. 그렇다고 폐지를 하다뇨. 우리나라 공중파에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몇개나 된다고..

예전에도 말한 것 같지만, 제가 보기에 PD수첩이 황교수에 대한 특별한 악의를 품고 취재를 했다고 판단할 만한 근거는 없었습니다. 또한 두번째 방송분은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함부로 속단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2. 요즘 황우석 교수 관련한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고 계신지?
잘 보고 있습니다. .. -_-
이번 사태를 지켜보면서 여론을 몰아가는 언론의 책임이 크긴 크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언론이 엉망이었던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지만요.
또 여론의 주체가 되는 시민들도- 주체적인 한 사람으로서, 제시된 정보속에 담긴 시각과 의미에 대해 비판하거나 문제 제기를 할 수준은 되지 못한다 하여도 최소한 비판과 문제 제기를 받아들일 관용 정도는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라고 말하면, 너무 정중하게 말한 것 같기도 하군요. -_-
그러니까, '과열'은 우리 모두의 건강에 해롭습니다. 부추긴다고 넘어가지 맙시다.

3. 혹시, '황까'로 분류되어 사이버 테러를 당하는 불행한 사태가 생긴다면?
사실 BRIC으로부터 DNA Fingerprint 문제가 제기될 때까지만 해도 걱정이 많았지만
이제 사이언스가 황랩에 공식적인 response를 요구하고,
2ch로부터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결정적인 사진들이 출현하고,
뉴욕타임즈에 기사도 나간 이 마당에 별로 두렵지 않습니다. ;
한 마디로 때가 임박했다.. 일까요.
이 후미진 곳까지 테러리스트가 날아오지도 않겠지만, 사이버 테러를 당한다 해도.. 뭐 얼마나 가겠습니까;

4. 또, 뭔가 덧붙일 말씀 있으세요?
지금이라도 황교수와 황랩이 솔직한 모습으로 정면 돌파를 결정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도 많이 늦었지만, 더 늦기전에 학자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릴레이에 동참하는 목적에 해당하는 것으로, PD수첩이 다시 살아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보도윤리를 지켜주기를. 아울러 KBS의 추적60분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모든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취재 관행이 개선되기를 희망합니다.

5. 바톤을 이어받을 분들을 지정해주세요 (최대 5명)
이런 릴레이에서는 다음 주자를 지목한다는 것 자체가 별로 의미 없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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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11/30 02:07

진실만이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



이미 예정되었던 일이었지만, 막상 PD수첩에 광고가 다 떨어져 나간 모습을 실제로 보고 나자 더 암담해지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 과제 때문에 읽고 있는 책에서 미국 연방대법원이 '국익/국가안보 vs 언론의 자유'의 상황에서 언론 자유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부분을 너무나도 흥미롭게 읽었던 터라 더 가슴이 아프다. 아니, 애초에 이 문제가 국익 문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도저히 모르겠고나.

그렇다고 이 상황에 동조한 모든, 혹은 일부의 사람들을 파시스트나 포퓰리스트로 보지는 않겠다. 그것은 실제와 다를 뿐만 아니라, 그러한 시각 자체가 정당한 문제제기를 매국행위로 매도하는 그들의 시각과 별반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PD수첩이 공정하기를 바라듯이, 그들도 다른 언론에게 공정했으면 좋겠다. 비판과 질책을 PD수첩'만' 받아서야 되겠는가. 황교수를 제때에 비판해주지 못한 채 오로지 그가 말한 그대로 믿고, 결과를 포장하며, 찬양하기에만 바빴던 그 언론들은 어쩌고.
그들은 적어도 '그' 언론들에게 베풀었던 관용만큼은, PD수첩에게도 베풀어야 했다.
문제가 된 PD수첩의 방송은 결과적으로는 편향되었을 망정, 어떠한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가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어쩔텐가.
황교수는 충격 때문인지 잠수를 탔고,
'윤리 기준의 문제를 국익 논쟁이 가려버렸다.'

그래, 그거야 놔두면 어떻게든 해결되겠지.
하지만 한번 위축된 언론의 자유는 되돌리기 힘든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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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9/29 13:56

학교가는 길, 버스안에서.


 

내가 살고 있는 분당에서 학교가 있는 한남동까지 오는 길은 멀고도 가까운 길이다. '멀고도 가깝다'라는 말이 무슨 뜻이냐 하면, 분당에서 한남동까지의 물리적인 거리는 멀지만 분당에서는 경부고속도로를 경유해 바로 학교앞까지 오는 광역버스가 많이 다니기 때문이다. 막히지 않는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20km까지 아낌없이 밟는 버스 덕분에, 광역버스를 탄 뒤 빠르면 15분만에 학교앞에 도착할 수도 있다. 지하철을 타면 아무리 빨라도 1시간 20분은 걸리는 거리인데 말이다.

오늘 등교길도 별다를 것이 없었다. 언제나처럼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눈에 익은 빨간색 버스가 시야에 들어오자 얼른 탈 준비를 했다. 정류장에 가까이 오는 버스. 슬쩍 안을 들여다 보니 서있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
'오늘은 빈자리에 앉아갈 수 있겠군.'
버스는 정차했고, 나는 그 버스에 올라탔다. 익숙한 동작으로 교통 카드를 찍은 뒤 빈자리를 찾기위해 고개를 돌렸다. 버스 앞쪽 자리에 앉아있는 무표정한 얼굴들. '밖에서 보기완 달리 속은 꽉 차있네-' 라고 생각하며 한자리 한자리씩 뒤쪽으로 시선을 옮기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그와 눈이 마주친 것은.

그는 버스 중간의 내리는 문 앞에서 손잡이를 잡은 채 서 있었다. 평소라면 '아 사람이 서있는 걸 보니 결국 자리는 없는건가-'하고 무심히 고개를 돌렸을텐데, 나는 한참 동안이나 그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큰 키에 밝은 갈색머리, 약간 하얀빛을 띠는 피부, 그리고 옅은 파란색의 눈동자.
그는 바로 외국인이었던 것이다.

광역버스안에서 외국인 승객을 만난 것은 정말 오래간만의 일이라 약간 놀랍기도 했고, 어떠한 의미에서는 반가운 마음도 들었다. 사실 광역버스에서 아무 일 없이 서서 가기란 의외로 고달픈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바로 옆에 자리를 잡은 나는 천천히 그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물론, 티나지 않게.

우선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그의 체형이다. 유감스럽게도 날씬하다거나 근육질의 탄탄한 몸매는 아니었다. 약간 살이 찐 몸매. 그렇다고 엄청나게 뚱뚱하지도 않았고, 통통하다와 뚱뚱하다의 중간 정도의 느낌이 드는 그런 몸매였다. 적당히 나온 뱃살과 통통한 볼살, 두툼한 허벅지가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느낌을 갖게 했다. 일단 호감을 가지게 된 셈이다.

그 다음은 얼굴이다. 단정하게 빗어 넘긴 갈색 머리, 아까 말한 것처럼 옅은 파란색을 띈 눈동자를 가진 그의 눈매는 선한 빛을 띄고 있었다. 적당히 솟아오른 코, 그리고 코밑에서부터 턱수염을 기르고 있었다. 약간 통통한 볼살에 귀앞쪽으로 내려와있는 구렛나룻까지. 전체적으로 볼때 못생겼다곤 할 수 없는 얼굴이다. 아니, 살만 뺀다면 충분히 미남형이라고 할만 하다.

그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자니 문득 누군가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흐음-. 머릿속을 한참 뒤진 끝에 그 사람이 누군지 기억해낼 수 있었다. 영국출신의 헐리우드 배우, 이완 맥그리거. 물론 객관적으로 봤을때 그는 이완에 비하면 한참 못미치는 외모임에는 분명했지만 얼굴 전체의 느낌, 특히 눈매가 주는 느낌이 어딘지 그와 상당히 비슷한 구석이 있었다. 아쉽게도 내가 이완 맥그리거의 외모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생각하는 이마의 뾰루지(?)는 그에게 없었지만.

어쨋거나 나는 마음속으로 그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통통한 맥그리거씨.' 바로 그 순간 다시 한번 그와 눈이 마주쳤다. 약간 당황한 나는 얼른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리며 시선을 외면했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내 눈길은 다시 그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쓰고 '자, 이제 발표해볼까요?' 이란 교수님의 말 한마디에 중단.)

----------------------------------------------------------------------

9월 29일, 지금 듣고 있는 '애니메이션 제작의 기초' 과목 수업 도중에
'오늘 학교 오는 길에 만난 대상(사람/물체/생물/무생물)에 대해
- 대상(캐릭터)의 묘사에 중점을 두고'란 주제로 슥슥 적어본 것입니다.
(지금은 쉬는 시간이네요.;)

음, 참고로 말씀드리면 픽션이 아닙니다. 논픽션- 그것도 정말 오늘 일어난 일에 약간의 과장과 상상을 덧붙여서 적은 것.; 그래서 3분 설정에도 불구하고 왠일로 속도를 팍팍 붙여서 쓸 수 있었네요.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군요.
언젠가 뒤편을... (쓸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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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9/05 01:31

Quote of the Day


Central to modern expectations, and modern ethical feeling, is the conviction that war is an aberration, if an unstoppable one. That peace is the norm, if an unattainable one.

Quoted from Susan Sontag - 『Regarding the Pain of Others
(Farrar, Straus & Giroux, 2003)
And Susan Sontag - 「LOOKING AT WAR
(The New Yorker, December 9, 2002)

현대의 희망, 현대의 윤리적 감수성에 중심이 되는 것은
비록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은 탈선이며,
비록 얻기 어렵긴 하지만 평화는 규범이라는 확신이다.

수전 손택 - 『타인의 고통
(도서출판 이후, 2004)


부족한 영어실력 덕분에 원어 표현을 찾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 orz
인터넷 어디엔가 이미지가 모두 포함된 뉴요커 아티클의 PDF도 올라와있더군요.
(이거 링크 걸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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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9/01 19:35

여름의 끝


2005. 9. 1. 놀이터에서



다시 30도를 넘어간 날씨가 덥게 느껴지지만,
한여름의 무더운 날씨와는 어딘지 다른 느낌.
9월의 첫날입니다.

즐겨듣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오프닝 멘트도
여름의 끝과 가을의 시작에 대해 말합니다.

여름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름의 끝'이란 언제나
어딘지 모를 아쉬움과 왠지 모를 미련과 함께 찾아옵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계절은 반복되고, 여름도 이렇게 지나가나 봅니다.




The End Of Summer
-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여름의 끝 포스팅.
원래 좀 더 시원해지면 적어볼까 했는데, 오늘 여기 저기 요기 등에 올라온 것을 보고 슥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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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8/15 18:29

광복절은 현충일이 아니다


©2005 Google

오늘은 제60주년 광복절입니다.
36년간의 불우한 시절이 끝나고 나라의 빛을 되찾은지도 어언 60년. 평소 국경일에 무심한 편이지만 새삼스러운 감회와 기쁨에 젖어들게 됩니다.

60주년이 가지는 특별함 때문인지 관련행사도 여느 때에 비해 성대하게 치러지는 것 같고, 메타사이트 등지에도 이런저런 관련 포스팅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그런데, 우연히 들른 어느 블로그에서 '오늘을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보내자' 라는 글을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어째서였을까요. 글 속에서 '경건한 마음'이 뜻하는 바를 모르는 것은 아니고, 나라가 해방된 날에 조국 해방을 위해 힘쓰시다 돌아가신 순국선열을 생각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일이지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 까닭은 아마 '경건한 마음, 순국선열'이라는 단어의 울림이 내 마음속의 광복절의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울림을 전해주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에게 있어 광복절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기쁨'입니다. 나라의 빛-국권을 되찾은 기쁨, 내 나라를 되찾은 기쁨, 원치 않는 구속, 박해와 억압에서 벗어난 기쁨.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렇기에 광복절은 나라에서 국가적인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지정한 국경일이고, 경축식이 열리는 경축일인 거겠죠. 따라서 광복절에는 이러한 기쁨을 표현할 수 있는 즐거운 축제나 행사가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경건한 마음, 순국선열'을 더 강조하면, 숙연한 자세로 하루를 보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왠지 기쁨을 표현하는 것도 소극적이게 되고요.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런 글을 보면 왠지 오늘은 6월 6일이나 11월 17일도 아닌데, 그날처럼 보내야할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버리거든요. 조금 씁쓸합니다. 자주적으로 독립을 쟁취하지 못한 우리에게 광복절은 순수하게 기뻐만 할 수는 없는 날임은 알지만, 기쁨을 보다 강조해야 할 날은 아닐런지요.

그와 마찬가지 맥락에서, 얼마전 화제가 되었던 제49회 코믹월드에 대해서도 저는 어떠한 유감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코믹에 가서 기모노를 입거나 일본을 찬양하는 사람들에게 사회적인 비난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코믹월드란 행사 자체가 광복절의 의미와 분위기에 크게 어긋난다고는 생각치 않기 때문입니다. 설사 주최사인 S.E.TECHNO가 일본기업이며 본사 사장이 일본인이라고 해도, 판매전이나 코스프레에서 90%가 일본 만화를 소재로 한 것이라고 해도, 어느정도 상업적인 목적에서 열리는 행사라고 해도, 코믹월드 행사의 본질은 아마추어 만화인들의 행사이며, 축제입니다. 판매전에 나온 분들이나 코스프레를 하는 분들이 어떠한 의도가 있어서 일본만화을 소재로한 책을 내고, 일본 캐릭터의 옷을 입었던 것일까요?
참여한 분들의 대부분도 광복절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보진 못했다고 하더라도 광복절에 대해선 다들 알고 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의도는 물론이거니와 결과물의 측면에서도 이번 코믹월드를 보며 눈살을 찌뿌릴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요즘 광복절을 맞아 방송에서 일본과 관련된 다큐멘터리, 르포물이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대부분 일본을 비판하고, 과거와 현재의 만행을 밝히는 내용들로 채워져있더군요. 모두 사실에 기반을 둔 것들임에는 분명하지만 그 사실 앞에, 그 방송프로그램이 제시하는 '생각의 틀'이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 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생각의 틀'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본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을 넘어서서, 통제하기 어려운 일방적인 반일감정으로 흘러가는 것은 아닐지..
개인적으로 이러한 특집은 광복절보다 경술국치나 을사늑약이 맺어진 날에 해줬으면 좋겠습니다만;

오늘, 광복절을 대하는 올바른 마음가짐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요.
각자의 마음속에 광복절의 의미가 다른 만큼, 마음가짐 또한 각각일테니 어느 것을 올바르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먼저가신 어른님 벗님을 생각하며 뜨거운 피가 엉킨 자취를 길이길이 지키는 것도 좋지만- 그전에 기쁜 마음으로 흙도 다시 만져보며 좀 더 너그러운 시선을 가져보는 것이 어떠할지요. 광복절은 민족의 경축일, 한없이 기쁜 날 아닌가요.


ps.


그때 그 얼굴들. 그 얼굴들은 기쁨이요 흥분이었다. 그 순간 살아 있다는 것은 축복이요 보람이었다. 가슴에는 희망이요, 천한 욕심은 없었다. 누구나 정답고 믿음직스러웠다. 누구의 손이나 잡고 싶었다. 얼었던 심장이 녹고 막혔던 혈관이 뚫리는 것 같았다. 같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모두 다 ‘나’가 아니고 ‘우리’였다.

- 피천득, '1945년 8월 15일'

KBS 1FM '노래의 날개 위에' 2005년 8월 15일 방송에서 인용된 피천득선생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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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8/12 01:51

하늘에서 본 우리 동네, rTouch 블루맵


제가 사는 아파트는 어디일까요?
명칭 표시는 일부러 꺼두었습니다. :)

얼마전 MS의 MSN Virtual Earth와 구글의 Google Earth가 서비스를 시작했지요. 구글 맵은 일본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구요. 우리나라에도 콩나물과 같은 좋은 지도 서비스들이 있지만, 우리나라 지도서비스와 비교해서 이들(특히 구글 맵)의 강점을 꼽자면 역시 방대하면서도 자세한 위성사진 자료가 아닐까 싶습니다.(물론 ActiveX의 설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큰 장점이겠습니다만.)
하지만 한정된 서비스 지역만을 보여주는 구글 맵은 아직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았고, 구글 어스는 일단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고는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자세히 보이지 않죠. 콩나물에서도 항공사진 지도(블루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화면 크기가 너무 작고 쓰기가 불편하고 무엇보다 서울이외의 지역은 지원되지 않아서, 외국 사이트에서 하는 것처럼 위성/항공사진을 가지고 이런저런 장난(?)을 치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지 않나 싶었는데요. 그런데 우연히 콩나물 블루맵서비스의 제공자인 rtouch.com에 들어가봤더니 서울 뿐만 아니라 분당지역의 항공사진도 볼 수 있다고 되어있길래 들어가봤더니 오오, 정말 자세하게 보이는 군요. 크기도 더 크고!
(...하지만 분당외에 다른 지방은 안된다는 점은 또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부동산 사이트임을 감안해볼 때, 땅값이 비싸서 분당지역이 지원되는 걸까요.. 뭐 땅값과는 전혀 상관없는 저희집도 잘나오니 좋습니다.;)

어찌되었던 이번기회에 10년동안 살았던 동네를 항공사진으로 둘러봤습니다.


비록 ActiveX를 설치해야하고, 서울/분당이외의 지역은 보이지 않는 다는 단점은 여전히 아쉽지만, 해당되는 지역이라면 살펴보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매일 지나다니는 거리를 항공사진으로 살펴보는것도 재미있네요. 특히 flickr에 업로드하고 note로 주석을 달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rtouch.com (BlueMap lnc.)
http://www.rtou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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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7/18 02:49

KBS, 닥터 후 Series 1 종영


KBS에서 들여온 BBC의 TV시리즈 '닥터 후(Doctor Who)'가 오늘로 끝났다.

매주 일요일밤마다 일이 생기는 바람에 챙겨 본 것보다 놓친 편이 더 많지만, 나름대로 그 독특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데 이렇게 짧게 끝나버려 아쉽다. 이 '시리즈 1'은 원래부터 13편짜리였으니 어쩔수 없는 일이건만..

KBS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뒤져봤더니 대략 내가 본 에피소드는 #03, #04, #05, #06, #13 정도 인 듯. (보다가 중도에 채널을 빼았긴 에피소드도 하나 있었는데 기억이..;) 그래도 마지막 편을 챙겨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첫번째 에피소드를 놓쳐서 아쉽지만, 왠지 어느날 갑자기 스물스물 재방송을 해줄것만 같으니 좀 더 두고봐야겠다. 그냥 받아서 볼까;

다음 시리즈는 2006년에 이어질 예정이고, 그 전에 크리스마스 스페셜이 있을 듯한데.. 우리나라에도 들어와줄지 궁금해진다. 종영된 닥터 후를 이을 새 외화시리즈는 무려 '위기의 주부들'. ;; KBS가 갑자기 이상해졌어요~!


다시보니 내용에 대한 감상이 너무 적은 것 같아 감상 추가!

감상 보기(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스포일러 주의!)


지금 KBS 홈페이지를 다시 가보니 공지사항이 새로 올라왔다. 'KBS는 [닥터 후] 후속시즌에 대해 적극적으로 확보하여 방송할 계획으로 있습니다.'란다!
만세! KBS, 왠일로 이렇게 마음에 드는 짓을!! (잠깐, 그런데 그 전에 군대는? ……….)

Related LINK
Doctor Who(닥터 후) - KBS, BBC, Wikipedia
(위키피디아에는 무려 KBS에 팔렸다는 정보까지 올라와있다!;)
Desperate Housewives(위기의 주부들) - KBS, ABC, Wikipedia
닥터 후 by Ritz님
Doctor Who? by Starless님
새 영어공부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 by 기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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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6/30 22:10

우산을 잃어버리다


 
어제는 우산을 잃어버렸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4년 넘게 써오던 검은색 우산이었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찰나의 거장' 전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동네 지하철역에 도착해 들렀던 근처 은행에서, ATM을 사용하는 동안 옆에 잠시 놔두고는 까맣게 잊고 나온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도중에 생각나 급히 되돌아왔지만, 벌써 우산은 사라진 뒤였다. 10분 남짓의 시간동안 청소부가 왔다 간 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었까. 소득이 없을 것을 알면서도 쓰레기통까지 들여다보다가 문득 우산을 ATM 옆에 놔둘때에 봤던 장면이 떠올랐다. 우산을 놓은 반대편쪽에 하늘색 우산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던. 그래. 나는 그것을 보고도 그 하늘색 우산 주인과 똑같은 실수를 한 것이다.

결국 체념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런저런 생각과 감정들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우선 먼저 든 감정은 상실감이었다. 동시에 당혹감과 아쉬움도 머릿속을 스쳤다. 나는 우산을 비롯한 물건을 완벽하게 챙기는 타입은 전혀 아니고, 오히려 딴 생각에 잠겨서 무심코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아마 어린시절부터 세어보면 잃어버린 우산이 적어도 서너개는 가볍게 넘을 것이다. 그렇기에 4년 동안 한결같이 쓰고도 잃어버리지 않은 그 우산은 분명 기록이었다. 특히 4년은 가히 폭발적이라고 할 정도로 외출이 증가했던 시기라고 할수 있기에 더욱 놀라운 일이다. 그 동안 교실에 하루 넘게 두고 온적도 많았고 대학 강의실에 두고 나왔던 적도 여러번이었지만, 용케도 그 검은색 우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고 그렇게 매번 되찾을 수 있었다. 언젠가는 언제 어디서 잃어버린 지도 모르고 있다가 기적처럼 발견해 되찾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엔 언제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분명히 알고 있었고 곧바로 되돌아갔는데도 못찾았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이 컸다. 멀쩡하게 생겨갖고 비가 많이 올때는 한두방울씩 비가 새던 그깟 우산, 잊고 다른 새 우산을 찾으면 그만일텐데.. 이렇게 마음에 걸리는 이유는 오랫동안 정이 들어서 그런 것일까.

뭐어. 지금 여기서는 이렇게 써놓겠지만 사실 잃어버린 우산에 대한 기억 따위, 며칠이 지나면 곧 잊어버리곤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벌써 '오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제'에 대한 이야기가 되어버렸고, 오늘의 감상은 벌써 어제 당시의 그 감흥과는 사뭇 달라졌다.

결국 그 정도의, 그런 이야기다.
우산을 잃어버린 것을 기념해서, 델리스파이스의 '처음으로 우산을 잃어버렸어요'를 듣고 싶지만, 이미 배경음악으로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 Op.36이 흐르고 있다. 가보고 싶었던 2005 교향악 축제의 마지막 프로그램, KBS교향악단 공연의 라디오 실황이다. TV에서는 KBS 뉴스9 소리가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뉴스는 어느새 단신이 지나고 정세진 아나운서가 오늘의 메인뉴스 마지막 아이템을 말하고 있는 참이다. 교향곡은 몇악장째지? 원래 잘 모르는 곡이기에 알리도 없다. 하지만 바로 전에 연주했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는 참 좋았다.
잠깐! 우산은? 그래. 이것은 우산 이야기였지.

어제는 우산을 잃어버렸다.
4년동안 써온 검은색 우산.
그 우산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방금 뉴스가 끝났다.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연주도 끝났다. 박수소리가 시끄럽다. 곧 앵콜이 시작되겠지.. 젠장, 주말에 재방송(?) 해주면 그때나 다시 제대로 들어야겠다.
오늘밤엔 윔블던 테니스 준결승이나 보자. 그런데 지금은 10시, 드라마타임이네.
.. ... 이미 TV 채널 결정권은 내손을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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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5/29 14:33

이번 학기 특강 정리


이번 학기는 특강이 상당히 많았던 편입니다.
전공 과목 하나에서 특강을 두번이나 하는 경우도 있었고, 선택교양수업에서도 특강을 하나 했고. 이제 슬슬 종강을 알리는 기말시험이 다가오는 것 같고, 더 이상 특강은 없을 것 같으니 이쯤에서 살짝 간단하게 정리를 해봅니다.


1. 5/11 이명훈 JWT 코리아 전무이사 (광고론)
한학기에 두번이나 특강을 했던 광고론 수업. 그 첫번째 강사분은 22년동안 광고업계에 몸담아 오다 지금은 WWP계열의 세계적인 광고대행사 JWT(J. Walter Thompson) 코리아의 전무이사로 계신 분으로, 매체 기획/연구 분야에 있어서 유명한 분이라고 합니다.
강의를 하고 계신 교수님도 매체 분야의 권위자이시기도 하고, 그쪽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학생들도 가지기를 바라는 분이라 어느정도 납득이 가는 초빙이었군요.
특강 내용은 개인적인 광고인생 이야기로 시작하여 최근 광고 시장에 일어나고 있는 특별한 변화(신문광고의 몰락, TV 재원 대비 판매량 감소 등)에 대한 소개와 함께, 매체 기획의 중요성(...)으로 이어져 결국 조금 전문적이고 실무적인 이야기들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는 시간이 부족해 실무적인 매체 분석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만 스토옵. 질의 응답할 시간 조차 없어서 조금 아쉽기도 했네요.
교수님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방송광고에 걸수 있는 제한은 다~ 걸어놨다고 보면 된다고 표현한 강력한 방송광고규제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KO)로 인한 매체독점문제를 강하게 비판하는 입장을 가지고 계시더군요. 방송학이라던가- 비광고계열 교수님들은 KOBACO에 대해 좋게 평가하는 분도 있신데 반해, 광고를 직접 가르치시는 교수님이나 특히 광고 실무자 분들은 거의 대부분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계셨습니다. 설명을 듣고보면, 정말 우리나라 광고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만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좀 샜는데, 어쨋거나 말도 재미있게 잘하시고 기억에 남는 부분도 많았지만- 광고쪽으로 나갈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아선지 매체 분석에 대한 실무적인 이야기는 그리 귀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2. 5/18 소프라노 김은경 (현대사회의 윤리문제들)
학기 초에 이런저런 유명인사 이름을 거론하며 기대를 하게 만들었던 황모 교수님의 '현대사회의 윤리문제들' 강의. 중간시험이 끝나고 계속 교섭이 실패했다는 이야기만이 들려오더니 결국 특강 시간에 등장한 강사분은 잘 모르는 소프라노 김은경(서울대 성악과-이탈리아 G.Rosini 음악학원 졸업, 서울대 건국대 국민대 출강)씨였습니다.;
에에, 강의 자체는 나름대로 접하기 힘든 소재로 흥미롭고 좋았습니다만..
문제는 대체 이게 이번 과목과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_-
과목이 '현대사회의 윤리문제들'로, 현재 강의에서 나가는 부분만해도 '낙태 논란', '자살 논란', '인간 복제 논란' 등등 인데.. 강의가 끝난지 2주가 되어가는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대체 무슨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끝난 직후 친구와 함께 교수님한테 물어보려고 했지만- 왠지 주저하게 되더군요. 결국 미궁속으로..;)
뭐, 정말 오래간만에 수업시간 중 노래를 불렀다는 것에 그 의의를 찾아봅니다. 'Schlafe mein Prinzchen'(모차르트의 자장가)의 악보를 복사해서 나눠주고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저 곡을 모차르트 이야기를 하시면서 언급을 하더군요. ... 흔히 모차르트의 자장가로 알려져있는 'Schlafe mein Prinzchen'은 모차르트가 아닌 Bernhard Flies가 작곡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걸까요. -_-;

3. 5/23 박동혁 MBC 카메라 기자 (방송영상론)
박동혁 MBC 카메라 기자분은 역사가 짧은 저희학과 출신으론 유일하게(...) 메이저 방송국에 입사하신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후배들을 위해 바쁜 일정속에도 월차까지 내가며 특강을 위해 와주셨더군요. :)
다른 특강과는 달리 주어진 시간이 단 1시간 뿐이었는데 강의의 형식이라기보다, 방송국일에 대한 설명과 체험담으로 이루어진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메라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서 이전까지 가지고 있었던 무지에서 비롯된 막연한 선입견(?)을 깨고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군요. 단순하게 카메라맨에 가깝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예전 생각이 부끄러웠습니다. 복사해 나눠준 자료들 중에서는 실시간으로 갱신된다는 메인 뉴스 큐시트가 가장 흥미롭더군요. 특강이 있던 23일 바로 몇일 전에 그 '보트 전복 일가족 몰살' 사건을 취재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4. 5/25 이용찬 Lee&DDB 사장 (광고론)
이용찬 Lee&DDB 사장(여기서 DDB는 역시 세계최대 광고대행사 Omnicom Group의 DDB Needham을 말하는 듯)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광고인 중 한명입니다.
그 유명한 초코파이 情 캠페인을 비롯해 수많은 히트작을 가지고 계신 분. :) PT자료를 준비해왔던 이명훈 전무와는 달리 아무런 자료도 없이 칠판도 거의 안쓰고 강의를 진행했는데 좀 짧긴 했지만 상당히 짜임새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왜 광고를 하는가. 광고로 무엇을 말할 것인가.
..그나저나 이용찬 사장의 분류로 본다면 전 광고에 발을 들여놔서는 안될 사람이 되겠더군요. :)


매시간마다 듣는 교수님의 강의를 벗어나서, 새로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특강은 즐겁습니다. 아주 지루한 특강을 제외한다면요. 물론 대부분은 재미도 있고, 또 많은 새로운 것들을 배우게 됩니다. 때로는 자극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걱정이 늘기도 하고..
특강이 좋습니다. 매일매일 하는 특강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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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4/23 16:36

반디 앤 루니스 종로타워점 개점과 서점 이야기


머그컵에 쓰인 문구는
"There is no king's road to learning"


예고했던 대로, 어제 반디 앤 루니스 종로타워점에 다녀왔습니다.
집 앞에서 타면 조계사까지 곧바로 가는 버스가 있기 때문에, 느지막한 시각에 출발해서 서점에 도착한 건 5시가 넘어간 즈음. 적당히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다녀온 감상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역시 어딘지 모르게 좀 부족하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자세한 감상 보기


이런저런 불평만 잔뜩 늘어놓았지만, 반디 앤 루니스 종로타워점이 대형 서점 치곤 좋은 편에 속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무래도 실망이 컸던 것은 그간의 과대광고 때문이 아니었나 싶네요. 새 서점이라 더 깔끔하고 좋은 면이 있지만, 경쟁하는 다른 서점에 비해 뚜렷한 강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아, 서점 앞의 광장은 처음 볼 때 상당히 멋져보였습니다. ..;

참. '소파와 공기청정기'는 보이지 않았지만(아마 과대광고인 듯), 이곳저곳 앉을 자리는 많더군요. 카펫은 정문 앞의 네모난 것은 푹신하고 좋았지만 일반 바닥은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런 부대시설 쪽으로만 따지면 선릉 스타라이브러리의 개점 초기 때가 다른 곳과는 정말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좋았었죠. 지금은 상당히 바뀌었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망하든 어쩌든.. 별로 관심없습니다. -_-

역시 개인적인 최고의 대형서점은 교보문고 강남점입니다.
책 많고 넓고 친절하고.. 찾기에도 편하고, 고르기에도 편합니다. 게다가 학교를 오가는 동선에 포함되어 있어 굳이 찾아갈 필요도 없다는 점이 무엇보다 강력한 장점. 아, 인터넷 교보문고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영풍문고 종로점/강남(센트럴시티)점, 북스 리브로 종로점,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과 이번의 종로타워점 .. 등등 다 한번 이상씩은 가서 책을 사봤고 나름 괜찮다고 느끼기도 했지만 역시 결론은 교보문고로 돌아오더군요. (굳이 선호도를 따지자면 교보 강남>교보 광화문>영풍 종로>영풍 강남>반디 코엑스 순)

최고의 지역서점으로는 서현문고를 꼽겠습니다.
아직 분당내 최대 서점 타이틀을 '서울문고(반디앤루니스) 분당점'이 잡고 있을 무렵 생겨나서, 서울문고가 사라진 지금은 분당 내 최고 서점 타이틀을 굳힌 듯 하더군요. 매번 갈때마다 사람들로 붐비고, 얼마전 500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에 약400평 규모의 제2매장(서관)을 더 개관할 정도니.. 집이 서현역과 조금만 더 가까웠더라면 교보문고까진 굳이 가지 않았을지도.
작가 사인회나 강연 같은 행사도 가끔 열리더군요. 뉴스 매체에도 간간히 등장하는 걸 보면 나름대로 전국구 서점에 포함시킬 수 있을지.
갈림님의 대형서점 비교표에 서현문고가 들어있는 것도 놀랍군요.

반면 최악의 지역서점은 예전에도 말한적 있다시피 북스 리브로 분당점.
걸어서 7,8분 거리라는 장점 때문에 예전엔 많이 이용했지만.. 지금은 별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책은 적고 서비스는 별로고. 그나마 있던 큰 규모의 만화책 매장도 최근엔 축소한 모양입니다. 뭐.. 문방구화, 문제집 전문화를 이뤄낸 동네 서점들보단 아무래도 조금 낫지만.
'소유주'의 정체를 알고 나서부터는 그나마 조금 남아 있던 정마저도 다 떨어져 나갔습니다.

기왕 서점 이야기가 나온 마당에 좀 더 이야기를 하자면, 우리나라 서점의 문제점은 링크된 위키의 마지막 6번처럼 '영세하다'라는 말로 압축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장선두의 대형서점에서는 저런 문제점들이 대부분 해결되어있지요. 문제는 대형서점이 아닌 동네서점들은 아예 몰락해버리거나, 아주 영세한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이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사서 읽지 않는 이유도 있지만, 그나마 갖고 있던 수요층도 온라인 서점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온라인 서점이 잘 될 경우에 상대적으로 매출이 많이 줄어드는 곳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초대형 서점보다는 동네의 중소서점이 될테니까요. 도서정가제 확대시행 같은 이상한 정책이 설사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 온라인 서점이 사라지지는 않을테니, 동네 서점의 몰락은 어쩌면 예정되어있던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우리나라 독서 문화의 일대 변혁이라도 일어난다면 또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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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3/04 17:53

꿈만 같은(?) Gmail의 한글 서비스 경험담 (...)


Google Gmail


약 2년간 꾸준히 써왔던 Netscape mail(이하 Ncmail)을 누르고 메인 이메일로 새로 선택된 서비스는 Gmail이었습니다.

지난 2년간 메인 메일로 써오던 Ncmail에는 전부터 이런저런 불만-웹메일 상태에서의 언어문제, 느려터진 속도, 60일간 접속이 없으면 초기화되는 계정, 5MB의 빠듯한 용량(지금은 Gmail의 영향인지 250MB로 증설;) 등-이 많았지만, Netscape 브라우저에 딸려오는 메일 클라이언트를 이용해 다국어용 메일로 쓰고 있었기에 별 수 없이 불편을 감수하고 쓰고 있었죠.

Gmail은 작년 4월 카방클님의 초대를 받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구글'의 메일서비스란 점, 1GB의 파격적인 용량이라는 점 등으로 흥미가 일었지만 처음 사용해 봤을 때는 메인으로 쓰기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호감도는 높았지만, 한글지원 문제도 있고 다국어 문제도 있어서 Ncmail을 대체할 순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세컨드의 위치에 머무르게 될 것 같았던 Gmail이, 메인 메일로 올라서게 된 것은 POP지원을 시작하면서부터 였습니다. 그 얼마뒤에 공개된 Mozilla Thunderbird 1.0는 훨씬 가벼운 실행환경에 bayesian 필터 내장, 그리고 한글화로 이제껏 Ncmail만의 모든 메리트를 날려버렸죠. 물론 Gmail에도 불만점은 있었습니다. Gmail쪽만의 문제라곤 볼 수 없는 유니코드 문제라던가, 공식적으로 한글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것이었습니다.

유니코드 문제는 언젠가 모두 UTF-8만 쓰는 시대가 도래하면(..) 해결 되리라 생각했고 한글 지원 문제는 언젠가 BETA가 끝나고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해결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썬더버드를 이용하면 그마저도 문제가 되지 않기도 하고..)


그런데!!!


지난 2일, 새벽 1시 30분 즈음 카방클님께 메일을 보내기 위해 썬더버드를 키고 메일을 쓴다음 파일을 첨부해보냈는데 illegal attachment 에러가 뜨면서 파일이 안보내졌습니다. 'zip 포맷이라 안보내지는건가;' 하고는 웹으로 Gmail에 접속했는데 글쎄, Gmail 내부 메뉴가 한글화가 되어있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이 메뉴가 모두 한글이었다!;


Inbox를 포함한 옆의 메뉴 모두와 위쪽메뉴의 New features! 같은 것 까지 모두 한글로 표기되어있는 걸 보고 상당히 놀랐습니다.
'아 구글이 드디어 Gmail 한국어 서비스를 하나보군, 배너 웹광고도 하고 초대권을 50장씩 뿌리더니만.. 다음 번에 포스팅 거리로 써먹으면 좋겠네'라고 생각하면서 카방클님께 메일을 보내고-웹메일로는 zip 첨부도 자유롭더군요.; 무슨 이유인지..- 로그 아웃, 곧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그 다음 날, 다시 Gmail에 접속했더니 감쪽같이 영어로 돌아와있었습니다. -_-;;;;;;;
그리고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군요. 마치 꿈속에서 겪은 일 같이 느껴집니다.;;; 캡쳐라도 해놓을 걸 하는 후회가 무럭무럭 피어오르는군요.

뭔가, 한글화 작업중이었던 걸까요? 알수 없는 오류로 노출이 되었다던가, 아니면 일부러 얼마간 한국어를 테스트해보았다던가..

결국, 결론은
The truth is out there..... OTL


ps. 구글 계정(Google Account)이 어느정도 한글화 된 것을 보면, Gmail 한글화도 진행중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한글 Gmail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나저나, 얼마 전의 구글의 웹 배너 광고 소식은 나름대로 쇼킹했었다는.;

근데 다 쓰고보니 경험담이랄 것도 없는 듯한...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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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3/01 13:40

1st anniversary!!


1주년, 감사합니다.


오늘은 3월 1일.
국경일인 3·1절이기도 하지만, 태터 툴즈가 배포되기 시작한지 1주년이 되는 날임과 동시에, 이곳 Fragments of Memories 또한 블로그 형태로 개장한지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우선 태터 툴즈를 만드신 JH님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1년간 즐거운 블로깅을 할 수 있었군요. 언제나 감사한 마음뿐이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아, 태터 1주년도 축하합니다. :)

정말 1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네요. 물론 그간 무시못할 많은 일이 있었지만 이렇게 돌아볼 때면 짧게만 느껴집니다. 지난 포스트들을 주욱 살펴보면 1년간 이렇게 열심히 놀았구나.. 하는 생각만이..;;

1주년 기념으로 통계를 내보니 3월 1일의 첫 포스팅을 시작해서 지금 이 포스트가 공개된 256번째 포스트군요. 이번 달의 방치플레이를 비롯해서 갈수록 좀 부실해지는 것만 같은데, 1주년을 맞아 구석구석 손도 좀 보고, 더 분발해서 포스팅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쨋거나..
지난 1년 동안 이 볼 것 없는 블로그에 즐겨 방문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_^;


참, 이번 기회에 제 블로그를 RSS 리더기로 구독하시는 분은 인사라도 할겸 코멘트라도 남겨주시는 것이 어떨까요. 자주 들르지만 코멘트를 남기시지 않았던 분들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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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2/20 18:08

Windows XP SP2 설치후 익스에서 문자가 깨지는 문제


 
널리 쓰이고 있는 Microsoft의 운영체제, Windows XP의 두번째 서비스팩(SP2)이 나온 것도 벌써 꽤 시간이 흘렀군요. 베타가 끝나고 정식으로 공개되자 마자 곧바로 CD를 신청해서 받아두었지만, 정작 설치한 것은 그보다 한참 뒤인 지난해 11월 경 즈음이었습니다.

설치 직후 특별히 불편한 점도, 그렇다고 (팝업차단 이외에는) 특별히 쾌적한 점도 느끼지 못한 채 그럭저럭 써오고 있었습니다만..
주욱 쓰다보니 설치 직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한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IE에서 한글 문자(캐릭터)가 부분적으로 깨지는 현상이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일단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기로 하죠.

[예시1] '에비에이터 The Aviator (2004)'
© lunamoth

[예시2] '.co.kr이 .com보다 비싸다...'
© 남쪽계단
(발췌된 포스트의 내용은 이 글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이 두 예시는 모두 제가 주로 쓰는 RSS리더이자 태터 툴즈 내장 RSS리더기인 태터 리더에 수집된 아티클들의 일부분을 캡쳐한 스크린샷들로, 자세히 보면 중간 중간에 글자가 깨져있는 부분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상황은 단지 보는 쪽(?)에서 깨져보이는 것이지, 실제로 해당 글이 깨져있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고침하거나 나중에 다시 와서 보거나 하는 것처럼 페이지 보는 방식을 조금만 달리하기만 해도 깨진 부분이 정상으로 보여지니까요.
흡사 인코딩이 잘못된 경우와 같아 보이는 이 현상은 태터 툴즈나 태터 리더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서 다른 곳에서도 종종 발견하게 되지만, 이런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웹사이트도 있는 듯도 싶고, 똑같은 사이트의 똑같은 게시물도 상황에 따라서 발생하지 않는 등, 정말이지 완전 랜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생조건을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_-

결국 분명한 것은
1. XP SP2를 깔고 나서 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2. MS IE에서만 문제가 발생한다. (파이어폭스에선 발생하지 않습니다.;)
정도 뿐입니다.;

다른 곳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전혀 접하지 못했던 관계로 처음에는 저희 집 컴퓨터에서만 일어나는 특수한 경우이겠거니 했는데, 어제 I군의 자취방에 놀러갔을때 보니 그쪽 시스템에도 똑같은 문제가 보이더군요. 그렇다면 그리 드문 경우까진 아닌 것도 같습니다. (근데 어째서 이 문제에 대해선 아무런 말들이 없는건지..;)

혹시 해결책이 나와있는 것은 아닐까 싶어 구글신님께도 물어보고 MS 뉴스그룹이라던가, XP SP2 Troubleshoot, IE 6.0 솔루션 센터 등 이곳저곳 살펴보았지만, 이쪽 전공자도 아니고 아는게 없어서 그런지 (찾아볼만한 곳도 없고;) 아무런 성과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다만 태터 포럼에서 JH님이 이 문제로 추정되는 상황을 언급하신 것은 발견했습니다만; 이걸로는.. 알 수가 없군요. orz

이 문제는 지금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_-;
혹시 여러분도 이 문제를 겪고 계시진 않습니까?
이 문제의 발생 원인이나 해결 방법을 알고 계시나요?;

여러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결국 속편하게 파이어폭스만 쓰는 편이 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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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단상  2005/02/17 19:10

'Motion'과 잡지 이야기


월간 모션

관련글들 :
모션. by 시대유감
월간 MOTION...--; by 歪曲王
월간 모션... 기획팀장이었습니다.... by valkyriess
월간 Motion 기억하십니까? by vashne

위의 글들에 비하면 엄청나게 뒷북이 되는 셈이지만, 얼마 전에 책과 잡동사니가 수북히 쌓인 방안을 정리하면서 책장 한구석에 잠들어있던 이 잡지들을 다시 꺼내보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무척 반가운 마음이 들더군요. 재발견 기념으로 한번 끄적거려 봅니다. (매번 그렇듯 쓰려고 마음먹은 것은 지지난주인데 지금와서야 쓰게 되는군요.. -_-;)

'월간 모션'은 97~98년에 걸쳐서 발행된 애니메이션 전문잡지입니다. 이런저런 걸림돌과 IMF 파동으로 인해 월간에서 격월간(..)으로 바뀌고, 결국 1년을 겨우 넘기고는 폐간의 길에 들어서게 된 비운의 잡지... 아마도, 다른 많은 애니메이션 팬분들도 아직 이 잡지를 기억하고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기사도 많았고 당시로서는 꽤 귀한정보들도 많았던 그런 잡지였죠. 유명한 '한복입은 레이' 일러스트를 신년호 부록으로 준 것, 김진님의 '바람의 나라'가 연재되었던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발간될 당시 저는 애니메이션키드를 꿈꾸던 초등학생이었는데 없는 돈을 그러모아 나름대로 꼬박꼬박 사모으다가 결국 폐간되어 무척 아쉬워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창간준비호와 마지막호를 제외하곤 다 모았던 것 같은데 지금보니 몇권은 어디로 갔는지 안보이네요.

그러고보면 예전에는 잡지를 사모으는걸 꽤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잡지 꾸준히 많이 사모으시는 분들과는 비교할 바가 못되겠지만, 중학생-고등학생이 무슨 돈이 있다고 그렇게 샀었는지 지금 돌아보면 조금 놀랍기도 하군요. 어렸을 때의 아이큐점프, 좀 더 자랐을 때의 영점프 같은 만화 잡지들과 모션과 뉴타입, 과학소년,과학동아 같은 과학잡지, CGW,게임피아,PC파워진,V챔프 같은 PC게임 잡지와 비디오게임잡지 GAMELINE까지. 그리고 몇번 사고 말았던 이런저런 잡지들.. -_-;
보통 대충 각 분야마다(?) 한종류를 1년 남짓 사모았던 편이지만, 그중에서 특히 많이 모았던 것을 꼽아보면 거의 2년간 사모았던 게임피아와 2년 좀 넘게 사모았던 GAMELINE이 있군요. 가장 애착이 가는 잡지를 꼽자면 GAMELINE과 사진에 있는 MO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