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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s of Memories
음악은 유용한 것이 아닙니다. 음악은 그냥 존재하는 거예요. by 달크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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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성남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지난 주말(14,15)일 오페라 하우스에선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 공연이 있었습니다. 요번 공연은 1월달에 2006년 기획공연을 발표 할 때부터 지금까지 거의 10개월 간 홍보를 해온 올해의 대표공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연일에 개관 일주년이 되는 날이 포함된 것을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지요. 덕분에 정말 간만에 오페라 하우스가 붐비는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1주년- 어느새 1년이 지나갔다는 새삼스러운 감회와 함께 말이지요.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한국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발레리나 '강수진'이 단원으로 있는 발레단입니다. 광고 홍보 문구에는 세계 4대 발레단이니 뭐니 쓰여있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런 문구는 그다지 믿을 만 하지 못한 것 같고, 다만 잘 알려져 있는 실력있는 단체란 것만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뭐, 하지만 요번 공연에서의 세일즈포인트는 다른 무엇보다도 강수진씨라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갈라쇼 등 개인자격으로 온 것 외에 발레단과 함께 내한을 한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고, 68년생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할 때 고국에서 큰 공연의 주연을 연기하는 그녀의 모습을 볼 기회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부분으로도 홍보를 하더군요. 발레팬들에게는 한국초연인 존 크랑코 안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볼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였습니다.
성남아트센터에서 발레 공연은 클래식 콘서트나 다른 종류의 공연에 비해 굉장히 드문 공연에 속합니다. 그래도 한해에 한두번씩은 발레 공연을 꾸준히 기획해 오고 있어서 작년 요맘때에도 개관 기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몬테카를로 발레단이 내한해 마이요 안무의 컨템포러리 발레 '신데렐라'를 했었습니다. 컨템포러리 발레였기 때문에 무대 장치라던가, 볼거리는 아무래도 좀 부족한듯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그 독특한 무대연출은 신기했지만요.) 게다가 당시에는 일하기 시작한 초기였을 뿐더러 제대로 발레 전막 공연을 본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냥 막연히 '정말 잘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게 다였던 기억이 있군요.
이번 '말괄량이 길들이기'도 1960년에 초연을 한 모던 발레로, 클래식 발레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한 컨템포러리적인 해석이었던 '신데렐라' 때와는 달리 좀 고전적인 해석이라고 해야될지, 복장도 그렇고 무대도 그렇고 형식면에서 자유로운 로맨틱 발레 비슷한 인상을 주더군요. (발레의 사조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반주를 MR로 했던 신데렐라와 달리 오케스트라 반주를 쓴 것 때문에도 더 그렇게 느꼈던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작년과 달리 요번에는 올 봄에 DVD박스를 구입해서 본 '프린세스 츄츄'를 통해 발레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있는 상태였고, (작년에 비해서는) 그래도 좀 아는 것이 있는 상태여서 그런지 훨씬 흥미롭게 봤습니다. 보통 두시간 정도 하는 발레 공연을 보면 중간에 좀 지루하기 일쑤인데,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전체적으로 코믹한 요소가 강한 덕분에 공연 내내 객석에서도 웃음이 터져나오고, 지루할 틈 없이 두시간이 흘러갔습니다. 희화화된 캐릭터 자체도 그렇고 몸짓 하나하나가 익살맞은 것이 재미있었군요.
특히 1막에서 카타리나가 변장한 호텐쇼 머리에 만돌린(기타?)을 때려박는 장면이나 남자주인공 페트루치오가 기행적인 면모를 보일 때라던가.. 몸짓만으로 그렇게 유쾌하게 표현하기가 참 힘들었을텐데 대단하더군요. 1막 마지막에 모두 다 쓰러진 채 커튼콜을 받는 유머러스함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말타고 이동하는 장면도 빼놓을 수 없겠고요. :)
1막과 2막 모두 마지막에 결혼식 장면이 포함되는데 이때가 가장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될만한 부분이더군요. 1막 카타리나의 결혼식에서 하객들이 군무를 추는 신이라던가, 2막 비앙카(및 다른 딸들?)의 결혼식에서 페트루치오의 독무는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큰 원을 이루는 듯 싶더니 어느샌가 세 개의 작은 원으로 나눠지고 순간 다시 흩어져 팔짱을 끼고 풍차처럼 도는 일사불란함이란..
그리고 맨 마지막 카타리나와 페트루치오의 파드 되는 공연을 본 사람들에겐 잊지 못할 명장면이 되겠고요. 열광적인 커튼 콜(일요일의 경우는 정말, 정말로 길었습니다.. ㅡ.ㅡ)은 그에 대한 관객의 화답이었던 것 같습니다. 강수진씨의 연기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그녀를 향한 박수갈채가 가장 컸던 것은 단지 그녀가 한국인이어서가 아니라는 것만은 확실했으니까요.
10월 14일 토요일, 개관한지 1주년이 되던 저녁에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조촐한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어느새 일년.. 이런저런 감회가 스치듯 지나가네요. :)
(..하지만 작년 개관기념 프로그램보다 확실히 딸리는 느낌의 1주년 기획공연 프로그램을 보니 가슴이 아픕니다. orz)
아, 공연 끝나고는 리셉션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이틀 연속으로.
이게 대체 얼마만의 리셉션인지! 열심히 먹었습니다.;; 강수진씨도 리셉션에 나왔는데 사진공세,사인공세에 너무 바쁘시더군요. 스타답게 싫은 내색 없이 팬들의 요청에 일일히 응답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직원과 단원들을 위한 둘쨋날 리셉션은 오래머물지 않아 모르겠는데, 그날은 음식을 좀 드셨을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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