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s of Memories


음악은 유용한 것이 아닙니다. 음악은 그냥 존재하는 거예요.
by 달크로즈
독서/논픽션  2005/09/27 01:02

로렌스 레식 - 자유문화 : 인터넷 시대의 창작과 저작권 문제


두껍습니다.;
(그런데 함께 도착한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은 더 두껍습니다. orz)


로렌스 레식의 자유문화(Free Culture)입니다. 주문 후 책이 도착한지 정확히 6일만인 어제 다 읽었네요.(정확하게 말하면 책은 만하룻동안에 다 읽었지만;) 책으로 발간되기만을 기다려오다 막상 나오자 상당히 높게 책정된 책값에 투덜거렸는데, 발간된 뒤 서점에서 확인해 보니 500페이지에 육박하는 상당한 분량에 놀랐습니다. (이미 전에 공개된 파일을 받아서 잠시 살펴보았을 땐 그렇게까지 많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역시 폰트크기 차이가 크군요.;) 이 넉넉한 분량 덕분에 일요일 하루는 이 책 하나만 읽느라 온전히 다 보냈습니다.

책이 두껍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채워져있었기 때문에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나 저작권에 대해 예전부터 갖고 있었던 궁금증들, 그리고 CCL의 이념적인 궁금점들을 해소할 수 있었기에 좋았구요. 읽으면서 CCL에 대해 예전부터 갖고 있던 생각들을 다시한번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부분은 역시 Eldred v. Ashcroft 케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있는 '4부 균형'이었습니다. Eldred v. Ashcroft 케이스는 예전에 레식 교수에 대한 설명글이나, Free Culture 원서의 서평들을 볼때마다 자주 봤었지만, 그때마다 단순하게 '저작권 유효기간을 늘리는 것에 관련한 법정싸움'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책을 실제로 읽어보니 그 케이스가 가지는 중요성과 상징성이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마침 이번 학기에 듣고 있는 '미국 언론 바로 알기' 과목의 지난주 수업에서 미국의 연방 대법원(U.S. Supreme Court)의 판결들과 그 의미에 대해 들었던 터라 그런지¹ 더더욱 관심이 가기도 하더군요. 결국엔 패배할 것이란 것을 알고 있었지만 판결 과정은 나름대로 드라마틱했고 레식 교수가 자신의 판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을 때엔 정말로 안타까웠습니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결말에서 레식 교수는 현재 '저작권 싸움꾼들'에게 지나치게 치우쳐있는 '상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지금과 같은 저작권 인식이 유지된다면 이득을 보는 것은 저작권자, 즉 창작자가 아닙니다. 구 시스템 상에서 이미 많은 이득을 본 -주로 저작인접권자에 해당되는-유통업자 같은 부류들만이 계속 이득을 챙기게 될 뿐입니다. 인터넷 문화가 열어놓은 무한한 가능성을 허가문화의 틀에 가두어 버려서는 안됩니다. '저작권 싸움꾼들'이 지나치게 강한 권력과 부를 가지고 있는 현실에서, 레식 교수는 어찌보면 좀 이상적인 이야기일런지도 모릅니다만.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자리잡은 인터넷문화 자체가 상식을 바꿔줄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저도 레식 교수의 '자유 문화'를 아마 만나지 못했을 테니까요.

저작권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던 분들, 혹은 저작권 문제로 속이 상해본 경험이 있는 창작자분들, 저작권 문제로 큰 곤란을 겪으셨던 이용자 분들께 책을 권합니다. 이미 잘 알려져있는 것처럼 온라인 상으로 전문이 공개 되어있는 상태이고, 좀 비싸긴 하지만 사서 읽어도 돈이 아깝지 않을 책입니다. 로렌스 레식 교수의 다른 책인 '코드 : 사이버 공간의 법이론'의 번역서도 얼마전 개정작업을 위하여 인터넷상에 전문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무료로 읽어볼 수 있습니다. 이쪽도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군요. '자유 문화'는 출판사 필맥의 공개자료실에 가면 읽을 수 있고, '코드:사이버공간의 법이론'은 코드 Ver.2 블로그로 가시면 됩니다. (영어를 제외하면, 인터넷 상에서 공개 개정작업을 하는 곳은 한국, 한국어가 유일하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참여가 저조해서 아쉽네요. 우리나라는 위키가 아니라 블로그란 점이 좀 다릅니다만.;;)

이제, 이 책을 읽을 때까지 미뤄놓았던 CCL 관련 포스트를 마저 써볼까 합니다. 좀 바빠져서 언제가 될진 잘 모르겠습니다만..;

ps. 이 책의 번역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수준임엔 틀림없지만 명칭 표기와 관련해 약간 혼란스러운 면이 있더군요. RCA나 FM 은 '알시에이', '에프엠'으로 표기하면서 CBS나 DDT 같은 것들은 왜 그대로 적은 것인지 의문입니다. -_- 특히 '알시에이'는 좀...; 표기 원칙을 책 첫머리에 적어두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ps2. 그나저나 오늘(어느새 시간이 지나가 27일)은 Creative Commons Creator Donation을 한지 딱 한달째가 되는 날인데.. 아무래도 T-Shirt랑 Sticker는 해외배송은 안하는가봅니다. 조금 더 기다려보고 안되면 깨끗히 잊어버려야겠네요. 어차피 물건을 보고 기부한 것은 아니니..; 게다가 기부금액 자체가 너무 적었..

주¹


Common sense must revolt. It must act to free culture. Soon, if this potential is ever to be realized.

상식이 반란을 일으켜야 한다. 상식이 문화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곧바로 그래야 한다. 문화의 새로운 잠재력이 실현되도록 하려면.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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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가넷의 생게망게한 방 2nd 2005/10/16 23:22 x
제목: "책 한 권 공짜로 읽어보시겠습니까?" - 자유문화(Free Culture)
요즘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 회원이 링크를 가져와서 좋은 정보를 하나 얻었습니다. 고마워요. 그레이스 양. ^^ 미국 스탠퍼드대학 법대 교수로 ‘크리에이티브 코먼스(Creative Commons)' 운동을 ?
A. 2005/09/27 02:16  
꾸준히 읽는구나 ;ㅁ;
난 간간신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다 읽고나서 연금술사 봐야지 하고선 3페이지 가량 읽고 또 봉인시켰다;;
언제 다 읽을려나...
달크로즈 2005/09/27 13:24 X
사실 나도 못읽고 쟁여둔 책이 잔뜩 있는데다 감상문도 밀렸..orz
설상가상으로 알바가 시작되면서 더더욱 시간이 줄어들었네; 쩝쩝; 시간이 없으면, 만들어야지 뭐.
낭천 2005/09/27 16:53  
오? 이 책 재밌겠다.
달크로즈 2005/09/27 22:26 X
응. 엄밀히 말해 흥미위주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재미있었어.
맨처음의 라이트형제 이야기부터 해서.. :)
달바람 2005/09/27 21:39  
파일로 받아서 읽고있는데 벌써 책으로 나왔군요. 잘 읽히는 책일 줄 알았는데, 잘 않읽혀서 고생중입니다;
달크로즈 2005/09/27 22:27 X
네.. 사실 저도 파일로 읽어봤는데 잘못읽겠더라구요.;
출판된 책으로 보니깐 훨씬 편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가넷 2005/10/17 02:01  
저도 트랙백합니다~ ^^
기대됩니다. 빨리 읽어봐야겠어요. (그 사이 좀 바빠서...)
그나저나 집에서 컴퓨터로 읽을 시간이... 프린트를 하자니 좀 그렇고...
책으로 읽는 것이 역시 나으려나... -_-;;
달크로즈 2005/10/24 20:15 X
저도 모니터로 읽는 것보단 책으로 읽는게 훨씬 편하더군요. ^^;
무료지만 프린터로 뽑으면.. 돈이 ... --;;
infini 2005/11/10 15:10  
알시에이는 '아르시에이'라고 표기했었죠 :) 그래도 그런 명사적 부분만 빼면 상당한 수준의 번역이라 생각합니다.
달크로즈 2005/11/13 11:35 X
아, 그랬었지요. 참.. ^^;
전체적인 번역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표기법에서 조금 아쉬웠을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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