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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s of Memories
음악은 유용한 것이 아닙니다. 음악은 그냥 존재하는 거예요. by 달크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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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클라베 관련 서적 두가지
로마 가톨릭의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추기경 비밀회의, 콘클라베(conclave)가 우리시각으로 오늘 11시 30분 쯤이면 시작된다고 합니다. 과연 이번 새 교황님은 어떤 분이 될런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군요.
사진은 얼마 전 도서관에서 빌렸던 두권의 책, '바티칸의 비밀회의, 콘클라베'와 '인사이드 바티칸'입니다. 두 책 모두 콘클라베에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회의 방법 자체가 다르게 나와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술 방식에서나 표현에서 상당부분 차이점도 발견되는군요.
'바티칸의 비밀회의, 콘클라베'는 미국의 '독립 가톨릭 주간지'의 기자가 오로지 '콘클라베'에 초점을 맞추고 쓴 책입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콘클라베의 과정만을 자세히 다룬 것은 아니고, 교황의 직무에 대한 설명과 이번 교황 선거의 쟁점 같은 것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 스스로 '정확하게 구분지을 수 없다' 라고 표현한 추기경단의 정파 분류와 교황에 선출될 가능성이 있는 추기경들에 대한 인물 정보가 흥미롭더군요. (나온지 조금 된 책이라 여기에 나온 인물정보가 지금 현실에 곧바로 들어맞는다곤 볼 수 없겠지만...;)
'인사이드 바티칸'은 미국의 가톨릭 신부가 직접 쓴 책으로, 직접적으로 콘클라베에 관한 책은 아니고 '바티칸'에 대한 책입니다.
교황, 주교단과 주교시노드, 추기경단, 교황청과 바티칸의 관료 체계 등 바티칸에 대해 폭넓게 다루는 가운데 새 교황 선출에 관한 절차도 그 안에 포함되어있는 형태입니다. 콘클라베에 대한 설명은 추기경단에 대해 설명한 제4장에서 다루어지는데, 책 전체로 보면 일부에 불과하다고 해도 앞의 책 못지 않게 자세히 설명되어있습니다. 교황 선거는 추기경단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단순히 교황 선거에 대한 것 뿐만 아니라 바티칸과 교황청이라는 다른 어느곳과 비교할 수 없는 특수한 체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가치가 있습니다.
아, 이 책에서는 콘클라베라는 말을 그대로 쓰지 않고 '교황선거봉쇄회의'라는 번역한 용어를 쓰는 점이 눈에 띄는군요.
쓰다보니 길어져 가립니다;
이 두 책을 읽으며 느낀 공통점은 진보적인 입장에서 쓰여진 책이란 점이었습니다. 두 책의 작가가 모두 가톨릭 세계에선 비교적 진보적인 쪽에 속하는 미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 이유를 찾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두 책 모두 가톨릭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을 비교적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비슷한 비중을 두고 다루고 있지만, 최근 바티칸에서 보수의 목소리가 커져가는 것-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교리 측면에선 보수적이었죠-과 낙태 등의 문제, 최근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그리스도교 일치 운동 등에 대해 우려하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졌습니다.
차이점이라면, 많이 있지만 우선 관점. '인사이드 바티칸'은 '인사이드'라는 제목에서처럼, 내부자의 관점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작가가 실제로 가톨릭의 신부이기도 해서 그런지 몰라도 쉬운 말로 쓰여졌지만 그 내용은 본격적이라고도 할 수 있고 외부인으로서는 거의 알 수 없을 듯한 정보도 들어있습니다. 그렇지만 특별히 종교색-성서구절에 대한 인용같은 것이 나온다던가-이 드러나거나 하진 않습니다. 비교적 객관적이고 일반인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쓰여져있다고 할 수 있군요.) 그에 비해 '바티칸의 비밀회의, 콘클라베'는 철저히 외부인,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가톨릭 저널리스트라면 아예 외부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쓰여지는 관점 자체가 종교인이라기보단 가톨릭과는 전혀 관계 없는 일반인들의 관점에 더 유사하게 느껴지더군요. 또 이러한 관점의 차이는 번역에서도 발견 됩니다.
'..콘클라베'의 경우는 종교와는 전혀 상관 없는 듯한 일반 출판사에서 내놓은 듯 한 책이고, 번역가도 가톨릭 신자나 전문가는 아니라는 확신이 듭니다. 용어나 고유명사들을 한국 천주교회에서 보편적으로 쓰는 말이 아닌, 자체적으로 번역한 말을 쓰는 경우가 많이 보이더군요. 용어의 일관성 면에서도 조금 문제가 있어 보였습니다. 그에 비해 '인사이드 바티칸'은 출판사가 '가톨릭 출판사'에, 번역도 가톨릭 대학교의 신부님이 하셨고 가톨릭 교회의 인가까지 받아 나온 책이라서 그런지 용어면에서는 거의 완벽합니다. 당연히 번역가도 가톨릭에 대한 기본 소양이 있기 때문에-로마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유학하셨더군요- 더 낫다고 할 수 있습니다.(앞선 책의 번역이 아주 안좋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용어쪽 측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내용의 폭이 넓고 용어 번역이 완벽한 '인사이드 바티칸' 쪽이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간단히 '콘클라베'에 대해서만 알고 싶다면 그것의 거의 모든 세세한 절차까지 다 나와있는 '..콘클라베'가 더 낫겠지만, 바티칸과 교황청에 대한 이해 없이 교황과 교황 선거를 제대로 알기란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판형과 장정, 두께 면에서도 인사이드 바티칸이 더 좋아, 읽기에도 더 편합니다. (그대신 가격은...;)
다만 비종교인, 아니 비가톨릭 신자 면에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가톨릭의 틀 내에서는 아주 일반적인 용어라 할지라도 그 밖에서는 생소하게 느껴 질수도 있고, 주교회의나 시노드 같은 것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은 되어있지만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기회가 없는 외부인들에게는 설명을 읽고도 어떤 것일지 감이 잡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뭐, 기본적으로 바티칸과 교황청쪽과 관련된 일은 일반 가톨릭 신자쪽도 잘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일반 비종교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듯 싶군요.)
이밖에도, '다빈치 코드'로 스타작가로 떠오른 댄 브라운의 다른 책 '천사와 악마'라는 책도 콘클라베를 다루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별로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배제했습니다. 다빈치 코드는, 번역이 교정된 새 책이 나오면 한번 봐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마지막으로 이번 교황 선거에 대해 몇마디 하자면, 신자로서 교회 내부의 분열을 부추기지 않는 선에서 비교적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분이 선출되길 바랍니다. 조셉 라칭거 추기경이 유리하다고들 하는데.. 그간의 행보로 볼때 조금은 걱정스럽군요. 독일출신이라면 칼 레만 추기경쪽이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 KBS 뉴스에서는 그동안 다른 방송에선 배제한 마르티니 추기경을 거론하는 것이 이채로웠습니다. (아마 지난주 KBS스페셜이 콘클라베와 관련한 내용이었던 것 같지만.. 보질 못했군요. -_-)
1951년 이후로 콘클라베가 4일이상 걸린적은 없었으니.. 아마도 몇일 내로 시스티나 성당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겠죠.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 0)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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